☆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17

권정선재 2014. 1. 21. 07:00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17

아저씨 왜 그래요?”

뭐가?”

오늘 이상해.”

현우는 입을 내밀고 수현을 살폈다.

평소에는 어디에 가건 나에게 딱히 뭐라고 말을 안 해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오늘은 왜 뭘 한 건지 말을 안 하는 건데요?”

뭐가?”

수현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별 일이 아니니 그러는 거지. 정말로 중요한 이야기라면 네가 하지 말라고 해도 나는 할 거다.”

거짓말.”

뭐라고?”

거짓말인 거 다 안 다고요.”

현우는 서운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내밀었다.

아무리 그래도 나에게는 조금 더 많은 것들 이야기해주면 안 되는 건가요? 왜 이렇게 아저씨는 숨기는 것이 많죠?”

너에게 좋은 거야.”

아니요.”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전부 다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는 거. 그거 되게 이상한 거예요. 불편한 거라고요.”

너는 그래서 내가 너에게 뭐든 다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하는 거라고 믿는 거야? 그거 이상하지 않나?”

?”

우리 사이가 뭐지?”

그건.”

아무 것도 아니야.”

수현은 가만히 현우를 바라봤다.

일단은 너랑 나랑 같은 공간에서 머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무슨 사이라고 할 수가 있나?”

아니요.”

그런데 도대체 왜 내가 너에게 시시콜콜 다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지?”

좋아하니까요.”

뭐라고?”

알아요.”

현우는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내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거라고. 그런 거라고 이미 선생님이 말씀을 했지만 나 아저씨가 좋아요.”

뭐라는 거야?”

진심이에요.”

현우의 대답에 수현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절대로 현우에게 들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던 말이었다.

너는 지금 네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네가 하는 그 말 위험한 거야.”

알아요.”

현우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아저씨에게 더 이상 뭘 숨기거나 하지 않고 싶어서요. 아저씨가 좋아요.”

뭐라는 거야?”

수현의 목소리가 가늘게 흔들렸다. 그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는 다소 슬픈 눈으로 현우를 바라봤다.

너는 그러면 안 될 거다.”

내가 남자라 그런 거죠?”

아니.”

뭐라고요?”

너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아.”

수현은 짧게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너는 내가 누구인지 알면 나를 싫어하게 될 거다.”

절대로 그럴 일 없어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거지.”

수현의 무거운 대답에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내가 죽인 거야.”

괜찮아.”

기웅은 수현의 등을 토닥였다.

네가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것이 아니잖아.”

매일 내가 불쌍하다고 김치 부침개를 해다 주던 여자였어. 그런 여자를. 그 여자를 내가 죽인 거였어.”

몰랐잖아.”

그렇지.”

수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어. 그 여자의 얼굴을 보고 그 여자를 죽이고 나서도 전혀 몰랐다고.”

김수현.”

나는 살 수 없어.”

수현의 눈은 너무나도 서늘했다. 기웅은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가만히 그를 안고 등을 토닥였다.

네 잘못이 아니야.”

내 죄야.”

너는 그저 시킨 것을 한 것이 전부야.”

수현은 기웅의 품에서 사시나무 떨 듯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