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18
“외국으로 갈 수 있을까?”
“외국?”
기웅은 미간을 모았다.
“갑자기 외국은 왜 가려고?”
“그냥 그럴 일이 생겼어.”
“김수현 이거 실망이네.”
기웅은 기다란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나에게는 네가 뭐든 다 말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던 건가?”
“뭐라는 거야?”
수현은 짧게 혀를 차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거 아니야. 너에게 뭔가를 숨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거야. 누군가에게 그냥 끌려다니기만 하는 거. 그런 거 하고 싶지 않아.”
“그런 거 김수현이 바라던 거잖아.”
“뭐라고?”
“아무튼 아직은 안 돼.”
기웅은 가만히 수현을 응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상을 뒤져서 서류 한 부를 그에게 건넸다.
“계약서야.”
“이게 뭐?”
“너 아직 내 작가야.”
“그게 뭐?”
“뭐라고?”
“나 너를 떠나겠다고 한 적이 없어. 그냥 잠시 외국에서 쉬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 전부야.”
“정말로 다른 작가에게 가려는 거야?”
“뭐라고?”
수현이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기웅을 바라봤다.
“네가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두고 갈 생각 한 적 없어.”
“그런데 왜 그런 소문이 들리는 거지?”
“뭐라고?”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날 리가 없잖아. 안 그래?”
“박기웅.”
수현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네가 도대체 왜 지금 그런 미친 소리를 지껄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절대로 너를 떠날 생각이 없어.”
“그럼 지금 뭘 하자는 건데?”
“불안해.”
“뭐가 그리 불안해?”
“내가 그 녀석을 좋아할까 봐.”
기웅은 가만히 수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수현의 힘없이 늘어진 어깨를 보면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수현. 너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그 망할 꼬맹이. 그 꼬맹이 녀석이 지금 좋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야?”
“꼭 그런 것은 아니야.”
“그럼 뭔데?”
“나도 모르겠어.”
“미친.”
“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기웅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녀석 남자야.”
“그건 중요하지 않아.”
“김수현.”
“그냥 불안해.”
수현은 낮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 녀석이 모든 것을 다 알아챌까.”
“김수현 씨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시죠?”
“조카에요. 조카.”
“여기 서명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택배 상자를 받아든 현우는 입을 쭉 내밀었다. 평소에 수현의 집에 뭐가 오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이 단순한 소포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엇일지 자신도 모르게 궁금증이 드는 현우였다.
“이게 뭐지?”
분명히 수현이 난리를 칠 것이 빤했지만 너무나도 궁금했다. 현우는 귀에 그것을 가져다대고 흔들었다.
“가벼운대?”
현우는 고개를 갸웃하며 상자를 열었다. 거기에는 어떤 여자의 옷이 들어있었다. 현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뭐지?”
어딘지 익숙한 옷. 그리고 그 옷에 대해서 떠올리려고 하는 순간 수현이 집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소포를 확인하는 현우를 거칠게 밀더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현우는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아저씨. 내가 그걸 보려고 한 게 아니었어.”
하지만 수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저씨가 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 전혀 이상하게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있는데? 아저씨. 아저씨.”
현우는 입을 내밀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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