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잭 라이언 : 코드네임 쉐도우, 토핑에 속지 말자
Good – 크리스 파인, 키이라 나이틀리의 팬
Bad – 올해 첫 첩보 영화라며? 대작이겠지?
평점 - ★★★
워낙 좋아라하는 배우인 ‘크리스 파인’이 나오는 영화인 만큼 [잭 라이언 : 코드네임 쉐도우] (이하 ‘잭 라이언’)에 대한 기대는 컸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 기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영화입니다. [디스 민즈 워]에서 나름 꽤나 괜찮은 실력을 선보이며 앞으로 첩보물에서 등장을 하더라도 매력적인 무언가를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던 ‘크리스 파인’은 실제로 자신의 매력을 더욱 더하는 역할을 제대로 소화를 해냅니다. 그 어떤 배우보다도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죠.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애초에 ‘잭 라이언’이라는 캐릭터가 [미션 임파서블]에서의 ‘톰 크루즈’나 [본] 시리즈의 ‘멧 데이먼’에 비해서 조금 부족한 느낌을 주다 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분명하게 보입니다. 게다가 어딘지 모르게 급조를 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입니다. 분명히 매력적인 새로운 첩보물의 탄생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 영화는 그런 느낌을 전혀 주지 못합니다. 뭐,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술술 풀이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말이죠. 게다가 약간 옛날 영웅의 느낌을 주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난해 개봉을 해서 꽤나 실망을 안겼던 ‘톰 크루즈’ 주연의 ‘잭 리처’를 봤던 것과 비슷한 아쉬움이라고 해야 할까요?
러시아가 미국의 주적으로 그려지는 영화라니, 일단 북한이 적이 아니라서 다행이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묘한 느낌입니다. 단순히 냉전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게 하기 위해서 나름 복잡하게 경제에 대한 것을 끌고 들어오기도 했지만 그래봤자 이 영화는 그냥 과거의 이야기로의 회귀에 불과한 느낌입니다. 이전의 적이 새로운 적으로 다시 설정이 되었을 때는 그에 합당한 설명 같은 것이 필요로 하고 있는데 그러지 않고, 특히나 단순히 한 개인의 욕망으로만 그것을 묘사한다는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너무나도 강해서 이야기가 지나칠 정도로 술술 풀리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분명히 아슬아술 위험한 순간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이 관객들이 생각을 하는 것보다 배 이상으로 쉽게 일이 풀려나갑니다. 그 어떤 첩보물의 주인공들도 이렇게 쉽게 일들을 끝을 내지는 못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지나치게 아귀가 맞는 느낌.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속도감이 느껴지다가 더디게 느껴지는 부분 등이 모두 아쉽게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전반적으로 힘이 쭉 빠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든 배우들이 나름 열연을 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 이상의 어떠한 매력을 보이지 않습니다. 시리즈로 나온다고는 하지만 다음 시리즈가 그려지지 않는 그런 느낌입니다.
[디스 민즈 워]에서 요원으로 분했던 ‘크리스 파인’은 이번에도 섹시하고 능력 넘치는 요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그 뺀질거림이 조금 덜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뺀질거림이 조금 덜해지자 그의 매력 역시 조금 부족한 느낌입니다.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크리스 파인’이 매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전형적인 까불이 바람둥이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느낌인데 말이죠. [스타트랙] 시리즈의 ‘캡틴 커크’도 그랬고 [디스 민즈 워]에서의 그의 분위기 역시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소 진지하게 자신의 숙명? 같은 것을 따지려고 하는 그의 이미지는 조금 낯섭니다. 게다가 확연히 다른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그가 보이던 연기의 연장선 상에서 새로운 것을 보이려고 하니 더더욱 그것이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조금 더 깔끔하게 정리를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요? 국가를 위해서 근무하는 비밀 요원인 ‘잭 라이언’은 여자친구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로 모스크바로 넘어와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결국 자신 뿐만 아니라 여자친구도 위험에 빠뜨리는데 이 부분에서 그의 분노가 그리 강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그 분노가 느껴지는 부분이 그리 길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 불안한 연기는 아니지만 캐릭터 자체가 그 동안 수도 없이 봐왔던 것인 데다가 그만의 능글맞은 매력이 살아나지 않으니 다소 심심하고 밋밋하게만 느껴집니다.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 믿는 영요원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 어떤 요원보다도 다른 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요원인 데다가 한계가 분명해서 다소 아쉽습니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캐시’ 역을 맡았는데 ‘잭 라이언’의 여자친구로의 아름다움을 줄 뿐 그 이상의 무언가를 주지 못합니다. 이렇게 소품으로만 전락을 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다른 여배우도 아니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이 영화에 나온다면 그녀가 나름의 무엇을 연기할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잭 라이언’을 위험에라도 빠뜨리거나 기지를 발휘해서 그 모든 순간을 해결이라도 할 거라고 생각을 했죠.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습니다. 잠시 ‘잭 라이언’이 움직이는 어떠한 동기로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그건 그 어떤 영화에서 누가 맡아도 상관이 없는 거였습니다. 오직 그녀가 ‘캐시’를 맡았기에 보여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없습니다.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이 살아나지 않다 보니 이 캐릭터 자체도 꽤나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잭 라이언’과의 오랜 시간의 유대가 있었다는 것이 아니었다면 과연 왜 그녀를 사랑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 정도로 심심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올해 첫 첩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분명히 ‘크리스 파인’은 여전히 매력이 있고, ‘키이라 나이틀리’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거기에서 끝입니다. 나름 긴박한 오토바이 추격 장면과 격투 장면 등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순간을 견디기 위해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다는 것이 흠입니다. 그리고 최소한 두 사람이 조금 더 따뜻하고 서로에 대해서 갈망하는 사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영화는 딱히 그러한 것을 선택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두 사람이 연인이다. 뭐 이런 정도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절실하게 서로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지가 그려졌더라면 두 사람의 행동이 조금 더 납득이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게다가 그 어떤 영화보다도 ‘크리스 파인’을 매력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가장 핫한 바람둥이 캐릭터로 어울리는 그인데 말이죠. 조금 더 까불거리면서 섹시하게 묘사했더라면 ‘키이라 나이틀리’의 매력도 한층 부각이 되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러거나 저러거나 하더라도 그냥 시간을 떼우기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첩보 영화라는 사실에는 분명합니다. 어딘지 애매한 배우들과 어딘지 애매한 스토리지만 어딘지 애매한 시간에 딱 어울리는 [잭 라이언]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짜릿한 오토바이 추격씬
둘 – 건물에서의 도피 직전까지의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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