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겨울 왕국, 율무차 같은 영화
Good – 감동적인 영화가 보고 싶었어!
Bad –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지.
평점 - ★★★★ (8점)
올 겨울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겨울 왕국]은 아이들의 공격이 있을 것이 두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초반 디즈니 스페셜 애니메이션이 덧붙여져 있다는 것과 훌륭한 음악이 있다는 사실에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아이들이 많거나 적거나 괜찮은 영화라는 사실이 그 힘든 시간을 모두 잊게 만듭니다. 물론 뒷자리에 앉은 최악의 어머니는 정말 영화를 보는 시작을 너무나도 불쾌하게 만들었습니다. 도대체 왜 자녀에게 영화가 상영이 되는 도중에 월트 디즈니 사의 역사에 대해서 읊는 걸까요? 자기가 어릴 적에 뽀빠이라는 만화를 즐겨본 사실을 꼭 영화를 하는 도중에 했어야 했던 것일까요? 그저 까르르 웃는 아이들이 아닌 한 부모 탓에 조금 더 불편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무튼 3D로의 미키마우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초반 스페셜 영상은 꽤나 귀여웠습니다. 아이들은 왜 [겨울 왕국]이 하지 않는 거지?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처음에는 어? 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스크린을 찢고 나오는 그들의 귀여운 모습에 모두 즐겁게 웃더라고요. 월트 디즈니가 더 이상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그렇다고 과거를 무시하지도 않고 현실과 이어진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겨울 왕국]은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어른이 보기에도 괜찮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안데르센’의 원작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오랜 시간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살던 한 여인이 자신의 틀을 벗어나 세상을 향해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요. 그녀는 자신의 재능이 너무나도 뛰어나다는 것이 알고 있고 자신이 그 재능을 제대로 다룰 수 없는 한 자신의 동생과 가족을 모두 다치게 할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엘사’는 점점 더 안으로만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방 안에서 단단히 결계를 잠그고 그 누구도 자신의 공간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거죠. 그런 그녀의 행동은 낯설면서도 동시에 우리 어른들의 모습하고도 닮아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우리들도 우리들의 공간에 다른 누군가가 쉽게 들어오기를 바라지 않잖아요.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공간은 오직 우리만이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쉬이 들키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그리고 동시에 우리는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 누군가가 더 이상 나를 미워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거죠. 그게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말이죠. 어른들이 보더라도 참 많은 것을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듭니다.
‘엘사’와 ‘안나’의 우애는 단순히 자매의 우정이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는 어떠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해를 받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약점에 대해서도 전혀 망설이지 않고 솔직하게 다가가야 하는 거죠. 자신의 약점에 대해서 꽁꽁 숨기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면 그 무엇도 해결이 되지 않지만 ‘엘사’는 자신의 아픔에 대해서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아픔에 대해서 알게 되면 자신의 약점 탓에 그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그녀는 자신의 동셍에게까지도 마음의 문을 닫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언니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안나’도 완벽한 존재는 아닙니다. 그녀는 늘 사랑을 갈구하지만 진짜 사랑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그녀는 단순히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을 합니다. 아무리 보더라도 그건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데 말이죠. 누군가에게 너무나도 쉽게 마음을 주는 그녀는 따뜻한 사람이면서 동시에 약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조금은 더 누군가를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니 말이죠. 서로가 다른 성격 만큼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두 자매는 모험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부분들을 채워나갑니다.
감각적인 영상과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이야기까지 완벽하게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요 근래 그 어떤 애니메이션도 이렇게 괜찮은 구성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묻어나기도 합니다. 여자 주인공이 조금 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더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왕자님의 키스가 필요하다고 믿고 여자로의 역할에만 머무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슈렉] 시리즈의 ‘동키’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귀여운 눈사람의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에 필수인 모양입니다. 나름 보면서 귀엽기도 하고 그 녀석으로 다른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기도 해서 그다지 나쁜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뻔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게다가 아무래도 흥행이 잘 되면 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부분들이 여럿 보이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이 이야기 하나로 완벽하게 마무리를 짓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어떠한 미련과도 같은 것을 두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이러거나 저러거나 분명히 괜찮은 영화이고 온 가족이 보기에 괜찮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매력적인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얼음의 성을 만드는 ‘엘사’
둘 – 귀요미 눈사람의 희생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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