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청춘정담, 청춘을 위한 동화
Good – 반짝반짝 청춘 영화 좋아하는 분
Bad – 그래서 뭐 어쩌라고?
평점 - ★★★☆ (7점)
20대라면 가장 민감하게 생각을 할 첫 관계, 그리고 30대라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혼전 임신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26이라는 나이가 되니 두 가지 모두 진지한 고민입니다. 단순히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이와 비슷한 것에 대해서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딱 어떻게 해야 한다! 라는 답이 없는 채로 이리저리 그 모양을 바꾸면서 우리들을 괴롭히는 것들입니다. 과연 이 안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선택은 어떤 것일까요? 물론 [청춘정담]은 그 어떤 대답도 내리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대답을 내려야 하는 것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이기 때문이죠. 다만 영화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그래도 이 상황에서 너희가 생각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그런 고민 너희만 하는 거 아니야. 그 나이를 지난 모든 사람들이 다 하는 고민이니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마. 이런 거죠. 조금 말랑말랑한 청춘 영화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조금 더 현실적인 [몽정기]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게 이러한 소재들을 다뤘다는 것은 분명히 흥미로운 느낌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이 할 고민들을 부담스럽지 않게 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가 공감이 가는 이유는 배우들이 꽤나 괜찮은 연기를 선보인다는 걸 겁니다. 특히나 총각 딱지를 떼기 위해서 노력하는 ‘고경표’의 연기가 꽤나 귀엽습니다. 그 동안 [S.N.L]과 [스텐바이] 그리고 [감자별]과 같은 조금 말랑말랑한 작품에서 주로 나오던 그는 공포 영화에서도 코믹한 연기를 선보이더니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그런데 이 모습이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송삼동’의 연기 역시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정말로 동네에 그런 형들이 한 둘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니까요. 그리고 마찬가지의 고민을 하는 ‘한서진’이라거나 임신을 한 후에 진지한 고민을 하는 ‘차현정’ 등의 느낌이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분명히 소재 자체는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인 데다가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는 이야기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성에 있을 겁니다. 단순히 영화라는 판타지로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지나칠 정도로 현실로 가지고 오지도 않는. 우리가 이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를 바라게 하면서 주인공들도 동시에 다른 고민을 하게 만드는 이 영화는 분명히 흥미로운 구석이 있는 영화입니다. 청춘들이 본다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 ‘윤성’을 맡은 ‘고경표’는 그가 가지고 있는 코믹한 연기를 제대로 발휘합니다. 아직 어린 얼굴의 그는 군대에 입대하는 것을 앞둔 총각 딱지를 떼기 바라는 청춘입니다. 꽤나 귀엽고 여자친구에 대해서도 함부로 대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여성과의 관계에 몰두하게 되는 이유는 그가 그것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그러한 사고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펼쳐져있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요즘에는 많이 줄어든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군대에 들어가기 전에 총각인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를 핑계로 성매매 업소들이 있는 곳을 가는 이들이 많으니까요. 아무튼 첫 관계를 하기 위해서 조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느낌이 꽤나 귀엽습니다. 쉽게 한 발 다가서려고 하다가도 물러서고, 그러한 상황에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눈치만 빤하게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몰두하지만 이 캐릭터가 그다지 밉지 않은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여성과의 관계가 아니라 여자친구와의 관계만을 생각을 한다는 것. 그리고 여자친구가 정말로 원하지 않으면 그러한 관계를 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점일 겁니다. 요즘에 참 보기 드물 정도로 순진한 녀석이죠? 어딘지 모르게 쑥스러운 행동을 하면서 주위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의무를 지려고 하는 느낌이 꽤나 귀여운 캐릭터입니다.
‘송삼동’은 갑자기 아이가 생겨버린. 그러나 그에 대해서 제대로 책임을 지는 것은 어려운 ‘백두’역을 맡았습니다. 아이에 대해서 제대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역할. 분명히 미운 아이이고 그다지 사랑스럽게 보지 않아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캐릭터는 매력적입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도 말을 한 것처럼 이 캐릭터가 현실적이라는 부분에 있을 겁니다. 당연히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해서 제대로 된 가족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고생길을 환하게 열어놓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기르는데 들어가는 돈이 어마어마할뿐더러 자신의 미래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러한 무게까지 느끼게 되는 거니까요. 물론 이것은 남자들의 문제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성들은 자신의 뱃속에 아이가 있기에 쉽게 모성애를 느끼기 쉬운 것과 다르게 남성들은 실제로 아이를 품에 안기 전까지는 부성애라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하기 어려우니 말이죠. ‘송삼동’이라는 배우가 워낙 연기를 잘 하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특히나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과 지금 이 상황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 느낌이 단순히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공감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윤성’의 여자친구인 ‘은주’는 ‘한서진’이라는 여배우가 맡았는데 그 나이 또래의 밝은 느낌이 잘 그려지더라고요. 사실 그녀의 캐릭터도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실제로 첫 경험을 하는 이유가 그녀들이 정말로 원해서가 아니라 남자친구가 원해서라는 대답들이 나올 정도로 그 또래의 여자들은 쉽게 성행위에 대해서 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러한 것이겠죠. 정말로 자신이 사랑한다는 확신을 받고도 성행위를 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데 단순히 군대에 총각으로 가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니 말입니다. 남자인 제가 생각을 하더라도 이건 너무나도 이기적이고 마음에 안 드는 대답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남지친구라도 남자친구라고 그녀는 최대한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고민을 하면서도 그를 따라나서고 다시 또 거기에서도 고민하는 느낌이 꽤나 귀엽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그녀는 자신이 ‘윤성’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깨닫게 되고 정말로 자신이 처음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이 누구인지도 깨닫게 됩니다. 흔히 남학생들이 생각을 하는 그런 청순한 여자대학생의 느낌이 살아나서 더욱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차현정’은 ‘성주’역을 맡았는데 그녀는 갑자기 생긴 아이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을 느끼는 역할입니다. 남자친구인 ‘백두’와 완전히 대립을 하는 인물인 거죠. 어떻게 보면 꽤나 완벽한 느낌을 주는 그녀가 영화에서 현실감각을 가지는 이유는 그녀도 제대로 자신의 앞에 대해서 그 어떤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그녀도 늘 겁을 내고 자신의 앞이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에 대해서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배에 이미 둥지를 튼 어린 생명에 대해서 절대로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어머니로의 무언가를 가지고자 노력을 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미숙하고 또 어린 느낌을 주기에 더욱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이제 한 아이의 어머니로써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고 하지만 회사에서도 그녀의 자리는 위태로울 정도로 가녀리기만 한 존재이니까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으면서 미리 어른이 되어야 하는. 어린 동생만 있기에 생활비까지 줘야만 하는 미리 어른이 되어버린 그런 불쌍한 청춘을 그녀는 완벽하게 그려냅니다.
‘문인수’라는 1986년생 감독이 만들었기에 더욱 청춘의 눈으로 볼 수 있었던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그 영화는 좋은 영화라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다소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20대인 제가 보기에 그 어떤 영화보다도 마음으로 이해를 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과연 내가 저 상황이 되면 어떠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 걸까? 그리고 나는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 완벽하게 책임을 질 수 있는 걸까? 그리고 내가 지는 이 책임이 진짜인 걸까?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을 하게 될 겁니다. 그에 대해서는 뭐 하나 명확한 답이 없을 테니 말이죠. 그다지 화려한 영화도 아니고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확실히 눈을 끄는 요인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노출 같은 것이 있는 영화도 아니죠. 그냥 풋풋한 성장 소설 한 편을 읽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이 풋풋함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일 겁니다.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진짜 인물들의 이야기가 묻어나는 느낌이거든요. 20대를 위한 동화같은 풋풋한 영화 [청춘정담]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집안에서의 술래잡기
둘 – 교훈적인? 경찰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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