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99
“모든 게 거래라고?”
해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 모두가 다 살려달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그냥 거래라고?”
“그래.”
해랑은 입에 담배를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거래라는 것을 하지 않았으면 분명히 더 많은 이들이 죽었을 거다. 그 누구도 살아나지 못했을 거야.”
“거짓말.”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어.”
“리해진.”
“우리가 겪었던 그 모든 고통은 뭔데?”
해진의 눈에 눈물이 고이자 해랑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잖아.”
“뭐라고?”
“우리는 죽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남에서 죽건, 북에서 죽건. 우리는 절대로 살아날 수도 살아나서도 안 되는 그런 존재들이란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지?”
해진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해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벽에 몸을 살짝 기댔다. 숨이 살짝 모자랐다.
“내가 폐가 하나야.”
“해랑 조장.”
“그 타격이 나에게는 꽤나 컸어. 뭐, 한쪽 폐만 가지고 살 수 있을까 궁금하기는 했는데 살 수는 있더라고. 다만 이제는 담배를 피우고 이런 일들이 이전처럼 그렇게 편하기만 하지는 않아.”
“묻는 말에 대답해.”
해진의 목소리는 갈라졌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지?”
“우리는 남에서는 북에서 이런 간첩들이 내려온다. 그런 식으로 없앨 뉴스의 중요한 도구지.”
“도구?”
“그래. 그리고 북에서는 본보기야.”
“본보기라니?”
“우리를 죽이는 거지.”
해랑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우리는 조국의 배신자가 되는 거다. 그리고 우리를 죽이며 다시는 우리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하는 거야.”
“말도 안 돼.”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는 거야? 도대체 왜 모두가 그런 일을 묵과하고 있는 거야?”
“그게 편하니까.”
“편하다고?”
“모두를 위한 거지.”
“누구를 위한 건데?”
“말했잖아.”
해랑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저 위의 사람들.”
“그들은 인간이 아닌가?”
“그들도 인간이지.”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행동을 해?”
“그들의 눈에 우리가 인간이 아니니까.”
“뭐라고?”
“그들의 눈에 우리는 그냥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야. 우리들은 그들에게 그저 평범한 그런 존재들이지.”
“그런 거 싫어.”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단 한 번도 자신이 그렇게 쓸모가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그렇기 싫어.”
“그러니 포기 해라.”
“뭐라고?”
“너는 더 이상 가면 안 된다.”
“거절한다면?”
“리해진.”
“해랑 조장 나는 거절할 겁니다.”
해진은 주먹을 말아쥐고는 자세를 고쳐잡았다. 여기에서 누가 하나 죽건 더 이상 멈출 수는 없었다.
“내가 여기에서 멈추게 된다면 결국 나 역시 그 판에서 움직이는 바둑알이었다는 의미가 되는 것 아닙니까?”
“네가 여기에서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이미 그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렸을 거다. 달라지는 거은 없어.”
“아니요.”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이러한 것까지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주 사소하다고 하더라도 이건 분명히 다른 겁니다.”
“뭐가 다르다는 거지?”
“멈추지 않을 거라고요.”
“리해진.”
“덤비세요.”
해진은 자세를 제대로 잡았다. 해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바닥에 담배를 버렸다. 더 이상 물러날 수가 없었다.
“네가 죽을 거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내가 너보다 강하니까.”
해랑은 순간 앞으로 달려나왔다. 해진이 그것을 피했다고 생각을 하는 순간 뺨에서 뜨끈한 것이 느껴졌다. 피였다.
“젠장.”
“너는 나를 못 이겨.”
해랑은 가오리를 혀로 할짝였다.
“대단하군.”
“너야 말로.”
류환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아무리 만만하게 생각을 해도 이 자는 절대로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도대체 왜 조국에게 그냥 그렇게 이용을 당하고 마는 거지?”
“그러는 너는?”
“뭐라고?”
“너도 남조선의 도구잖아.”
류환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이 지난 시간을 도대체 어떻게 살았는지를 모르는 채로 저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거였다.
“너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그럼 누가 있는 거지?”
“뭐라고?”
“나는 자격이 충분해.”
“강동원.”
“원류환. 오성 조장의 위력이 뭔지는 알았다. 그리고 네가 강하다는 것은 알았어. 그럼 나도 전력으로 상대를 하지.”
동원은 다른 손에도 가오리를 들었다. 동시에 두 개의 가오리를 보게 된 류환의 눈동자가 가늘게 흔들렸다.
“그게 뭐지?”
“처음 보는 건가?”
“뭐라고?”
“두 개의 가오리.”
동원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이건 우리의 무기다.”
“두 개라도 달라질 것은 없어.”
“그건 모르지.”
동원이 목을 움직이자 우두둑 소리가 기분 나쁘게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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