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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안드로메다 남자

권정선재 2014. 1. 28. 07:00

[행복한 책방] 안드로메다 남자

 

말을 더듬는 삼촌에 대해서 쫓아가는 나의 이야기는 사실 나와 삼촌을 명확하게 구분을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분명히 초반에는 삼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특이한 버릇을 가진 채로 그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생활하는 삼촌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안타깝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눈으로 본다면 나름 그의 생활이 꽤나 안정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이 말을 더듬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괴로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니까요. 그리고 자신이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히 깨닫고 그에 대해서 고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고치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자신이 그것을 고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여전히 말을 더듬는 누군가로 보일 수도 있는 거죠. 그리고 자신도 결국 그것에 대해서 완벽하게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법이고 말이죠.

 


안드로메다 남자 (양장) - 2007년 제137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저자
스와 데쓰시 지음
출판사
들녘 | 2009-01-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제50회 군조 신인문학상과 제137회 아쿠타가와상을 동시 수상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사라진 삼촌을 쫓는 이야기인 만큼 나름 미스터리한 구석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서 잘 안 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누군가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그렇고,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정말로 다르다고. 우리 두 사람 사이는 다르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렇게 납득을 하는 일은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주 작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고 그 부분을 지나게 되면 우리가 아는 것과 전혀 다른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주인공은 삼촌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삼촌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주인공은 삼촌이 이상한 말로 외친 단어의 근원에 대해서 따져가면서 삼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금 이야기를 합니다.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는 세 가지 단어. 하지만 거기에는 분명히 어떠한 의미가 있고 그 단어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삼촌이 그 단어들에 대해서 중얼거리고 적어내려갔다는 것을 알아가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실종된 삼촌을 찾는 일은 그저 요원한 일이 될 테니 말이죠.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삼촌에 대한 실마리가 잡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인공의 숙부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숙부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나 역시도 약간 모호한 느낌이죠. 뭐 하나 친절하게 설명을 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친절하게 설명을 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친절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사라진 후 그 사람에 대해서 생각을 하며 쫓아가는 이야기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누군가에 대한 관심에 대한 것도 동시에 이야기를 해서 더욱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과연 주인공의 숙부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그리고 평소에 그가 중얼거리던 단어들은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하는 말일까요? 그냥 단순히 사라진 누군가를 쫓는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읽어내려가면 단순히 누군가에 대한 뒤를 쫓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상황 자체에서 나의 이야기도 동시에 벌어지기에 더욱 흥미있게 다음 장으로 넘겨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까지 모든 패를 다 보여주지 않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쉽사리 결말을 예측하지 못하게 하면서 단순한 추리가 아닌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들게 하는 [안드로메다 남자]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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