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28
“새 집이라니?”
“그 녀석이 못 오기를 바란다며?”
“그건 그렇지만.”
“왜?”
기웅은 가만히 수현을 살폈다.
“정말로 그 녀석이 너를 찾으러 올 수가 없다고 하니까 너 지금 그게 서운해서 그러는 거야?”
“미쳤냐?”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그런 것에 서운한 마음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 나는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도대체 왜 그래?”
“그냥. 미안해서.”
“뭐가 미안한데?”
“나는 늘 박기웅 너에게 그냥 부탁만 하는 것 같아서. 늘 무슨 사고를 치고 너에게 뒷수습만 부탁을 하는 것 같아.”
“그게 미안한 줄 알면 이제라도 제정신을 차리면 되는 거잖아.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사람 속이 상하게 할 거야? 너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 불편해하는 거 너 정말로 모르는 거야?”
“그래.”
“김수현.”
“나 그냥 죽을까?”
“뭐라고?”
“살 이유가 없잖아.”
수현은 슬픈 눈으로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 보았다.
“이거 정말로 못 걷는 거야. 그냥 이대로 끝이라고. 걸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조차도 없어. 그런데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산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잖아. 나 그냥 죽어버릴까? 응?”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기웅은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네가 지금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소리 하면 듣는 내 기분이 어떨 것 같은데?”
“어떤데?”
“뭐라고?”
“나는 모르겠다.”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아무튼 그 녀석은 정말로 안 만날 거야?”
“응.”
“후회하지 않겠어?”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속이 너무나도 시끄러웠다.
“그래서 없다고요?”
“응.”
“거짓말.”
기웅은 미간을 모았다. 현우의 흔들리는 눈동자에 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도리가 없었다.
“도대체 왜 거짓말이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 주소가 거짓일 리가 없어요. 당신 거기에 가보기는 한 거예요? 거기에 그 사람 있는 거 맞잖아요.”
“그렇게 네가 나를 믿지 못하겠다면 진작 네가 가는 것이 나았을 텐데 말이야. 도대체 왜 나를 보낸 거야?”
“그건.”
“너도 안 믿은 거잖아?”
“아니야.”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믿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직접 가서 그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이 거기에서 너무 아파하고 있을 테니까. 그런 거. 그런 게 보기 싫어서 가지 않은 거라고요.”
“네가 무슨 말을 하건 네가 거기에 가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야. 그리고 나는 거기에 가서 확인을 했고. 그 주소에 절대로 김수현은 없어. 내가 그 사실에 대해서 보증할 수도 있다고.”
“그럼 어디로 간 거죠?”
“내가 어떻게 알아?”
기웅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내 일은 다 한 거야.”
“그 사람을 찾아줘요.”
“뭐라고?”
“그 사람이 필요해요.”
“헛소리 하지 마.”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네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건 나는 네 말을 들을 이유가 없어. 내가 뭐 네 부하도 아니고 왜 그래야 하는 건데?”
“그 사람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요. 그 사람 절대로 원망하지 않는다고. 그런 거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요. 그러려면 그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거잖아요. 제발. 제발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줘요.”
“싫어.”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현우는 너무나도 서글픈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네가 직접 찾아. 그러면 뭐라도 달라질 테니까.”
현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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