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29

권정선재 2014. 2. 6. 07:00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29

뭐 하는 거야?”

뭐라도 해야지.”

됐어.”

기웅은 수현의 노트북을 닫았다.

너 일 시킬 생각 없으니까 엉뚱한 생각하지 마. 너 그런 거 하지 않아도 나는 너를 챙길 테니까.”

네가 나를 버릴까 그러는 것이 아니야. 여기에서 혼자 있으면 할 일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야.”

그럼 그냥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라고. 너 그 동안 단 한 번도 쉰 적이 없는 사람이니까. 이제라도 좀 쉬란 말이야.”

쉬면 죽을 것만 같아.”

수현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죽음을 맞았는데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낸다는 것도 우습지 않아?”

도대체 뭐가 우습다는 거야? 너라고 해서 하나도 힘들지 않은 것 아니잖아. 너도 많이 힘들고 괴로웠으면서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너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지금 마음이 편하다는 거야?”

아니.”

그런데 왜 그래?”

그래도 내 죄니까.”

너 정말 미치겠다.”

기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네가 계속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내가 도대체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하는 건데? 너로 인해서 나도 많이 힘들어.”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 마. 나 네가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힘드니까. 그나저나 나도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내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그 사람을 내가 살릴 수나 있는 거였을까?”

아니.”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여자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아니더라도 분명히 그 여자는 죽었을 거야. 그리고 너는 그 여자에게 죄를 모두 용서를 받기를 바라잖아. 그리고 너는 그 노력을 모두 다 했어.”

그런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야.”

수현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녀를 죽인 상처는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아니 반드시 그녀가 아니라도 이 감정은 잊기 어려운 거였다. 게다가 그가 사랑하는 남자의 어머니였다.

현우에게 나는 가지 못하겠지?”

병신.”

그러게.”

도대체 너 뭘 바라는 거냐?”

그걸 모르겠어.”

수현은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지금 자신이 도대체 뭘 바라고 있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기에 더욱 더 괴롭고 아픈 거였다. 지금 자신이 도대체 뭘 바라는 것인지만 알더라도 상황이 달라질 거였다.

내가 지금 뭘 원하는 걸까? 아니 내가 도대체 뭘 바라기나 하는 걸까? 내가 지금 뭘 원하는 걸까?”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박기웅 너마저 여기에 오지 않으면 나는 그대로 미칠 것만 같으니까.”

 







왜 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셨던 거죠?”

미안해.”

연경은 고개를 푹 숙였다. 현우의 눈을 차마 제대로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섭고 너무나도 두려웠다.

이모에게 화를 내거나 그러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 그냥 왜 나를 버리고 외면한 건지 궁금해서 그랬어요.”

나는 너무나도 어린 아이였어. 그리고 너를 책임진다고 하면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따라올 줄 알았어.”

그게 무슨 말이죠?”

언니에게 빚이 있었어.”

연경은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숙였다.

너무나도 큰 빚. 그 빚이 도대체 왜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니는 그 빚을 갚지 못해서 죽었어.”

고작 돈. 고작 돈 몇 푼에 죽은 거라고?”

.”

말도 안 돼.”

현우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 사람이 엄마를 죽였을 때는 뭔가 더 거창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고작 돈이었다. 다들 그냥 그렇게 싸우는 그 돈이 문제여서 엄마가 죽었다.

그런데 나를 왜 피한 거죠?”

너도 거기에 엮였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아직 어렸어요.”

그건 알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달라질 것은 아니었지. 그러다 알게 되었어. 누군가가 언니의 빚을 다 갚았다는 거.”

?”

현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그럼?”

그래도 그 사람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야!”

연경은 절규하듯 외쳤다.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지금 자신의 상처만 생각을 하느라 연경의 상처를 보지 않았다. 현우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연경의 속도 속이 아닐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