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03

권정선재 2014. 2. 7.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03

아이고 이것이 뭔 일이여?”

일단 이 아이 지켜주실 수 있습니까?”

그럼.”

순임은 해진을 바닥에 눕히게 한 뒤 고개를 저었다. 그 마른 얼굴에 지친 기색이 한 가득이었다.

아니 도대체 이 녀석은 어디에서 뭔 일을 하고 다니기에 이렇게 사람이 지쳐서 영판 못 쓰게 되었어?”

죄송합니다.”

해랑의 사과에 순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여. 이 녀석을 자네가 데려다 주었다는 것은 자네도 이 일에 대해서 더 이상 피하지만은 않는다는 거지.”

.”

우리 동구 좀 살려줘.”

아주머니.”

우리 동구 죽으면 안 디야.”

순임의 눈물에 해랑은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은 그 누구도 그가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없을 거였다. 하지만 류환은 달랐다. 류환은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그가 살아나기를 바랐다. 너무나도 간절히.

알고 있습니다. 원류환 그 자식은 제가 무조건 살릴 겁니다. 자기가 죽고 싶다고 하더라도 못 죽게 할 겁니다.”

그려. 무조건 살려. 죽으면 저승길에서라도 데리고 와서 제발 좀 살려주게. 그 녀석은 그리라도 살아야 하는 녀석이여.”

.”

해랑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나?”

류환의 가오리가 허벅지에 박히자 동원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흘렀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만 물러설 그가 아니었다. 동원은 팔을 크게 휘둘렀지만 류환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막아내고 그를 발로 찼다.

동작이 큰 공격은 하는 것이 아니다.”

아주 제대로 배웠군.”

너희는 우리를 이기기 위해서 싸움을 배웠지?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 싸움을 배운 거다.”

류환은 바닥에 피가 섞인 침을 뱉어냈다.

우리는 죽어야만 했어. 훈련을 겪으면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지.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너는 그 정도의 훈련을 받지는 않았으니까.”

누가 그러지?”

동원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도 당신들 못지 않게 힘들었어. 지금 너만 힘들었다는 그런 헛소리 제발 지껄이지 말라는 거야.”

그래서 당신들의 부대원이 죽었나?”

뭐라고?”

우리는 남조선에 와서도 이 고생을 했다. 그리고 우리의 손으로 부대원들을 죽여야만 했어.”

원류환.”

그리고 이제 살아남으려는 거다.”

류환은 심호흡을 하면서 주먹을 말아쥐었다.

더 이상 나를 놓지 않을 거야. 그리고 누군가에게 내 목숨을 건네지도 않을 거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조건 살아남을 거야.”

그 이유가 뭐지?”

뭐라고?”

여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을 거 아니야?”

그건.”

류환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동원의 말이 맞았다. 그 동안은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이제는 절대로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 이유가 도대체 뭐지?”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

누군가를 연모하게 된 건가?”

연모.”

유치하군.”

동원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고작 그런 이유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거란 말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다고 해서 누구 하나 너를 동정하지 않아.”

그럴 테지.”

그런데 왜 그러는 거야?”

내 마음이 가고 싶은 방향이니까.”

뭐라고?”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 더 버거운 일일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무모하고 한심한 일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자 한다. 그냥 이대로 멈추어 있지는 않을 거야.”

그런 것이 너에게 좋을 것은 아니야.”

산다는 것은 일단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뜻이지.”

류환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지금 이대로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살아남지 못한다면 그 순간 더 이상 중요한 것은 하나도 없을 거였다.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다.

 

조장은 저를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

얼굴이 붉어진 채로 묻는 해진에 류환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지?”

그게.”

내가 다른 의미로 해석을 해야 하는 건가?”

그러니까.”

해진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류환에게 지금 도대체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는 표정이었다.

죄송합니다.”

뭐가 죄송하다는 거야?”

조장에게 이런 것 물으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리해진.”

아닙니다.”

고개를 숙이고 멀어지려는 해진의 손목을 잡았다. 그런 류환을 바라보는 해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조장 동무.”

나는 너와 다른 운명을 지닌 사람이다.”

?”

나는 남조선으로 가서 위대한 조국 통일의 과업을 이루어야 하는 사람이다. 너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것을 묻는 거지.”

그것이.”

해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도 왜 이런 것을 묻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지만 힘이 없었다.

모르겠습니다.”

뭐라고?”

조장 동무.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 동안 오직 제 동생들만 생각을 하던 제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지?”

?”

너도 모르는 것을 나보고 답하라는 건가?”

그게.”

내가 우스운 건가?”

아닙니다.”

해진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이 아닌가?”

. 절대로 아닙니다.”

그럼 지금 이게 뭐지?”

해진은 멍하니 류환을 바라보며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