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3

권정선재 2014. 2. 12. 07:00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3

거기를 왜 가!”

그럼 어쩌라고?”

화내는 수현과 다르게 기웅은 덤덤했다.

너에게 줄 돈을 준비하기 위해서 간 거야. 내가 뭐 나를 위해서 그곳에 갔다고 지금 생각을 하는 거야?”

날 위해서 간 거라고?”

수현은 코웃음을 치면서 고개를 저었다.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나를 생각을 했다고 그렇게 말을 하는 거야? 박기운 너는 그냥 지금 이 상황이 즐거워서 그러는 거잖아.”

뭐라고?”

기웅은 미간을 모았다.

너 내게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나는 네 친구야.”

그런 놈이 이래?”

뭐라고?”

됐다.”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미 하반신 마비인 상태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를 위해서 돈을 받느니 뭐니 그런 말은 하지 마. 나는 돈 필요 없어.”

그런데 소설을 왜 쓰겠다는 거야?”

그냥 쓰고 싶어서 쓰는 거야.”

뭐라고?”

내가 여기에서 그냥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만 기다려야 한다고 지금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

그건 아니지만.”

나도 살고 싶어.”

수현의 표정은 간절했다.

나는 내가 살고 싶어서 일을 하려는 거야. 다른 이유는 없어. 단순히 돈이 필요해서 일을 한다고? 내가 더 이상 그래야 할 이유 같은 것은 하나 없잖아. 나에게 돈이 핖요한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게 정말이야?”

그래.”

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기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보통은 지금 네 상황이면 그냥 쉬려고 할 거야. 다른 생각을 하나도 하지 않을 거라고. 인간적으로 너무한 거 아니야?”

지금 이렇게 되고 나니 오히려 더 소설을 쓰고 싶어졌어. 내가 정말로 쓸모가 있는 인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니까. 내가 이 일을 한다는 것은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인 거니까.”

그걸로 되는 거야?”

.”

수현은 가만 고개를 끄덕였다.

 







씨발!”

수현은 고함을 지르며 책상에 자신의 머리를 부딪쳤다. 아무리 버티려고 해도 견딜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하필이면 내가 이래야 하는 거야? 내가 왜 이런 죄를 짓고 이런 벌을 받아야 하는 거냐고!”

거울 속의 사내는 더 이상 일어날 수가 없었다.

 

걸을 수 없다고요?”

그래.”

말도 안 돼.”

현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일 있을 수가 없잖아요.”

왜 없다고 생각을 하는 거지?”

?”

그 사람이야.”

무슨?”

순간 현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네 이모가 한 짓이야.”

아니에요.”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자신의 엄마를 죽였다고 하더라도 연경이 그런 짓까지 하지는 않을 거였다.

오랜 시간 고아원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봤던 분이라고요.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고아원을 한 이유가 아이들을 사랑해서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순진한 소리를 하고 있군.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

뭐라고요?”

너에게 제대로 된 무언가를 해줄 방법이 없으니까 그런 거라고. 아직도 그걸 모르는 거야?”

그럴 리 없어요.”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분명해지는 거였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니 다 이모가 한 거군요.”

그래.”

말도 안 돼.”

그래서 녀석은 너를 안 볼 거다.”

현우는 주먹을 세게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