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4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4

“그럴 리가 없어.”

현우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모가 누군가를 아프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이현우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이모.”

연경을 본 현우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의 얼굴이 변하는 것을 보며 연경도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

“그 사람 소식을 들었어요.”

“어?”

연경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잘 지내고 있다니?”

“걸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연경은 크게 동요를 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 사실을 들었을 적보다 덤덤한 그녀에 현우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이모도 그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어머 현우 너는 지금 그게 무슨 말이니? 내가 그런 것을 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내가 뭐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런 거죠?”

“그럼.”

“그런데 왜 이런 거죠?”

“뭐가?”

“불안해요.”

현우의 미소에 연경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분명히 나는 당신을 믿을 수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불안해. 당신이 정말 무슨 일을 꾸민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그래서 당신이 내 이모라고 하더라도 당신이 두렵고 무섭게 느껴져.”

“현우야.”

“나갈게요.”

현우는 혀로 입술을 축이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이곳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는 거잖아요.”

“너는 달라.”

“뭐가 다른데요?”

“너는 내 조카야.”

“그런데 왜 저를 그 사람에게 보낸 거죠?”

“어?”

“그 이유가 뭐죠?”

연경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렇게 미워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면 저랑 그 사람이 만나지 않게 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요?”

“그건.”

“상실감인가요?”

연경의 눈동자가 공허해졌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든 다음에 갑자기 내가 사라져서 그 사람이 아프게 되기를. 그러기를 바란 거죠?”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러니까 지금 나는.”

“알겠어요.”

현우는 심호흡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그저 오류였다. 생각도 하지 않았던. 자신이 그에게 반할 거라는 것을 그 누구도 몰랐을 거였다.

“젠장. 그런데 내가 그 사람이 좋아져 버렸어.”

“이현우.”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요.”

현우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씨발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나를 사랑한다고?”

“그래.”

“미쳤네.”

수현은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자신을 그렇게 망친 인간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 도대체 어떻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야? 그 녀석도 제정신이 아닌 거 아니야?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그러니까.”

기웅도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네가 괜찮게 생겼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 녀석 입장이었다면 네가 죽기보다도 더 미웠을 거 같은데 말이지. 그 녀석에게는 아니었던 모양이야. 그 녀석에게는 조금은 달랐던 모양이야.”

“다르다고?”

“그래도 안 볼 거야?”

“그건.”

“그 녀석 아파하고 있어.”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너만 할 수 있어.”

“아니.”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병신이야. 이제 그 녀석에게 그 무엇도 해줄 수 없는 그런 사람이야. 그런 내가 녀석에게 다가간들 과연 뭘 할 수 있는 거지? 나는 그 녀석의 든든한 버팀목도 되지 못해. 나 혼자서도 일어나지 못한다고. 나는 그냥 병신이야.”

수현은 고개를 푹 숙이고 한참이나 서럽게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