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
“자네가 이 서책은 왜 읽는 것인가?”
“나는 서책도 읽으면 안 되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
“아.”
기웅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자네가 하는 이야기는 내가 어찌 임금이 되는 법에 대해서 읽고 있느냐. 그러한 물음이겠지?”
“그렇다네.”
수현은 가만히 기웅의 눈을 응시했다.
“자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들에게는 다른 눈으로 보일 수가 있을 거네.”
“만일 그것이 맞는 거라면?”
“뭐라고?”
“내가 그래서 읽는다면?”
“자네 정말.”
“농담일세.”
기웅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감히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할 리가 있겠는가? 자네는 나에 대해서 뭔가 잘못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군. 나도 감히 저하에게 해가 될 일은 생각도 하지 아니하고 있네. 그러니 걱정 마시게.”
“죄송합니다.”
수현은 그제야 헛기침을 하고 말을 올렸다.
“제가 놀라서 그렇습니다.”
“나는 지금 내 조카가 부럽네.”
“네?”
“왕족에게 말을 놓을 정도로 자신이 더 흥분해서 대신 맞서 싸우려고 하는 대단한 스승이 있으니 말이야.”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의 안위가 아니라 바로 세자 저하입니다. 그 사실은 아실 거라 믿습니다.”
“그렇지.”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서운한 거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제 우리 두 사람 사이는 끝인 건가?”
“그만 두시지요.”
수현은 화를 내며 몸을 돌렸다.
“도대체 이 신성한 궐에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랍니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제가 뭐라 해야 하는 겁니까?”
“나에게 오시게.”
“예?”
“나는 그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야. 대국에서 책이 읽고 싶다고 말을 한다면 내가 뭐든지 다 구해다 줄 수가 있네. 내가 자네를 지키고 자네의 학문을 도울 수가 있는 사람이야.”
“허나 제 사람은 아니십니다.”
“자네.”
“그만 두시지요.”
수현은 그대로 건물을 나가버렸다.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왜 그리 정신이 없는 게요?”
“아 죄송합니다.”
현우의 투덜에 수현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요즘 신경을 쓸 일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대는 내 스승일진데 다른 일에 그리 신경ㅇ르 쓰고 있다면 내가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까?”
“주의하겠습니다.”
“그냥 여기서 사시겠습니까?”
“네?”
수현은 멍하니 현우를 응시했다.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차피 입궐하는 것이 늘 귀찮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왕족이 아닌 이가 어찌 궐에서 살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그런 법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무슨 놈의 법도가 그리 까다롭다는 말입니까? 앞으로 왕이 될 내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닙니까?”
“저하.”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어찌 말입니까?”
“이 나라에 주상이 계신데 저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다른 이들이 도대체 어떻게 볼 거라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그러한가?”
현우는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과 아버지 사이는 이미 누군가에게는 적으로 보일 거였다.
“나는 그저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 뿐이오.”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내가 그 자리를 탐을 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겠지. 그게 모두의 눈이고.”
“저하.”
“돌아가시오.”
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그만 두겠소.”
“아니 됩니다.”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요즘 학문 닦기를 게을리 하시지 않았습니까? 전하께서 아시면 불호령이 떨어지실 겁니다. 그러니 어서.”
“그러라 하시오.”
“저하.”
“나는 그 분의 적이 아니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모두 그러는 겐가?”
현우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도 우스운 거겠지. 한 나라의 세자가 되어서 아버지에 대한 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니 말이야.”
“모두 같을 겁니다. 저도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 이 왕조서는 당연한 겁니다.”
“누구의 법도요?”
“네?”
“대국의 법도요?”
“그것이.”
“그런 거라면 나는 대국을 거절할 거요.”
“저하.”
현우의 말에 수현의 얼굴이 굳었다. 지금 현우가 한 말은 한 나라의 왕자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였다.
“추후 이 일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 겁니다.”
“그럼 나는 그저 아버지를 적으로 두어야 하는 겁니까?”
“네.”
“내 운명이 그런 겁니까?”
“네.”
“그럼 스승님은 어찌 되는 겁니까?”
“예?”
“내가 왕이 되지 못한다면?”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만일 현우가 왕이 되지 못한다면 왕을 가르치던 자신의 운명도 그와 같이 가는 것이 분명했다.
“저는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도 죽게 될 것이지.”
“저하.”
“그만 두겠소.”
현우는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수현은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무 복잡한 일들이었다.
“그래도 세자는 한 분이십니다. 그러니 당연히 세자께서 왕의 자리에 오르시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겁니다.”
현우는 그제야 겨우 슬픈 미소나마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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