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7
“저하 요즘 학문을 게을리 닦으신다지요?”
“누가 그랬습니까?”
현우는 물끄러미 기웅을 응시했다.
“설마 스승님꼐서 그러셨습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기웅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세자의 스승께서는 제가 혹시라도 저하에게 안 좋은 말을 하면 바로 부정하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외숙.”
“네?”
“저에 대해서 혹시 안 좋은 소리를 한단 말씀입니까?”
현우의 질문에 기웅은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이내 엷은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안 됩니까?”
“외숙.”
“저는 저하의 외숙입니다.”
기웅은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저하의 외숙으로 저하께 고언을 드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것이 잘못입니까?”
“조심하시지요.”
“네?”
기웅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궁에서 여러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것이 저하와 저의 사이에 무슨 문제라도 됩니까?”
“외숙.”
현우는 싸늘한 눈으로 기웅을 응시했다.
“제가 외숙을 아끼기에 그 동안 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겁니다. 허나 외숙이 다른 생각을 하신다면 저도 달라질 겁니다.”
“그러실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일국의 세자입니다.”
“허나 왕은 아직 되지 못하셨지요.”
기웅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모든 세자가 왕이 되지 못했다는 것은 그 동안 이 나라의 역사를 통해서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외숙의 대답이십니까?”
“아직은 아닙니다.”
기웅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나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를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다른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요.”
“명심하겠습니다.”
“그때는 늦을 겁니다.”
기웅은 정중히 허리를 숙이고 현우 앞을 멀어졌다.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주먹으로 세게 벽을 쳤다.
“왕의 자리란 무엇입니까?”
현우의 물음에 수현이 고개를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왕이 된다는 것. 그것이 반드시 누군가를 죽이고 피의 숙청을 이루어야만 가능하다. 그러한 것입니까?”
“아닐 겁니다.”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모두가 다 피의 숙청만을 해야 한다면 세상에는 그리 많지 않은 이들만 있을 겁니다. 허나 왕족이라는 것은 단순히 피의 숙청이 아닌 믿음으로 인해서 누군가를 마음으로 가져올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우의 슬픈 미소에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다른 것을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스승님. 나는 도대체 어찌해야 하오?”
수현은 물끄러미 현우를 응시했다.
“무엇이 답이라 생각을 하십니까?”
“네?”
“그 답은 절대로 제가 내릴 수는 없는 겁니다. 그래도 저하를 보니 지금 저는 마음이 편합니다.”
“스승님.”
“이제 왕이 되시려 하시는 것 아닙니까?”
현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동안 그냥 끌려오면서 그 무엇도 아니던 그대가 이제 왕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그런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지요.”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 번도 왕이 되는 것을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랐다.
“왕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실 겁니다.”
“누군가를 죽이려는 것이 아닙니다.”
“네.”
수현은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은 아니시겠죠.”
“다만.”
현우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여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그래야 하는 것이지요.”
“모든 왕이 그럴 겁니다.”
“그렇습니까?”
“네.”
현우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나는 그러기 싫습니다.”
“저하.”
“나를 돕겠습니까?”
“네?”
“나는 죽기 싫습니다.”
현우의 눈에 간절함이 묻어났다.
“그리고 내가 죽지 않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죽여야만 합니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런 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울 것입니다.”
수현은 단호히 대답했다.
“누가 뭐라 하셔도 제가 모실 주군은 오직 저하 한 사람 뿐입니다. 제가 그런데 어찌 다른 선택을 하실 겁니까?”
“외숙이 두렵습니다.”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외숙을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랬는데 지금 보니 두렵습니다.”
“그러실 수도 있습니다.”
“그가 적이 될 것 같습니까?”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스승님.”
“모릅니다.”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현우에게 그 어떤 확신에 찬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그를 위해서 안 되는 거였다.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스승님은 뭐든 다 아시는 것 아닙니까? 제가 아니더라도 뭐든 다 알고 계신 것 아닙니까?”
“저라 하여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때로는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니 스스로 믿음을 만드셔야 합니다.”
“믿음을 만들어요?”
“네.”
현우는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의 믿음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것이 너무나도 잔인하고 잔혹하게 느껴졌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9 (0) | 2014.03.23 |
---|---|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8 (0) | 2014.03.22 |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15 (0) | 2014.03.21 |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14 (0) | 2014.03.20 |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13 (0) | 2014.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