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9
“반드시 처가 있어야 하는 겁니까?”
“저하.”
“그냥 묻는 거요.”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혼인을 통해서 결합을 하는 것처럼 왕족의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이상 없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것이 힘이란 겁니까?”
“네.”
“싫습니다.”
현우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내가 그런 선택을 해야만 한단 말입니까? 이해가 안 됩니다.”
“저하를 위해서입니다.”
“나를 위해서요?”
“네. 그렇습니다.”
“무엇이 나를 위한다는 겁니까?”
“왕이 되셔야 할 분입니다.”
“아니요.”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나 스스로 왕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오. 그저 내가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것이고 여기에서 내가 포기를 하게 된다면 이 모든 것을 다 포기를 하는 것을 넘어서 누군가에게도 해가 될 것을 알기에 그런 것이오.”
“저하. 그리 약한 말씀을 하시면 안 됩니다. 주위에서 지금 저하의 자리를 노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노리라고 하시오!”
현우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저하. 저하만 다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내가 혼인하는 것을 막아주시오.”
“네?”
수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것이 도대체 무슨 말씀입니까?”
“스승님. 다 아시면서 왜 그러시는 겁니까?”
현우의 물음에 수현은 쉬이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제가 그 누구보다도 아끼는 사람이 바로 내 앞에 있다고 하는데 왜 모르는 척 하시는 겁니까?”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왜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럼 또 무엇이 있습니까?”
“신분이 다릅니다.”
“신분이요?”
현우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자빈이 되고자 이곳에 오는 이들이 모두가 다 왕족이랍니까? 그들 중 왕족이 몇이나 된답니까?”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럼요.”
“그런 말씀 더 하지 마십시오.”
수현의 눈은 차갑게 빛났다.
“저하께서 계속 그러신다면 그나마 제가 저하의 곁에 있을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설마 제가 그러기를 바라시고 지금 그런 식으로 저를 몰아내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그럴 리 없습니다.”
“왕이 되십시오.”
수현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것이 저를 위한 길입니다.”
“세자가 그대와 너무 친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옵니다.”
“저는 저하의 스승입니다.”
“이제 곧 그 일을 그만 두게 될 것입니다.”
유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 수현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중전이었고 세자의 어머니였다.
“내가 자네를 돕겠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왕에 대한 이상한 소리를 하지 않지.”
수현은 고개를 들어 기웅을 바라봤다.
“당연한 이야기를 무슨 거래라도 되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정말 당연한 이야기오?”
“그렇습니다.”
“아니.”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대가 아무리 세자의 편을 든다 하더라도 세상에는 세자의 편이 아닌 사람이 더욱 많습니다.”
“그래도 제대로 된 이들이 왕이 되기를 바라겠죠.”
“세자가 제대로 되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아니요.”
기웅은 단호했다.
“세자는 세상 물정 하나 모르는 어린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가 이 나라를 이끌 수 있단 말입니까?”
“저하꼐서. 지엄하신 세자 저하께서 왕이 되실 수 없다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야 이쪽이 더 낫지 않습니까?”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
기웅의 눈이 슬프게 변했다.
“그대도 나를 아끼던 것이 아니었던가?”
“이미 다 흐른 일이야.”
“아니.”
기웅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아직 진행이 되고 있는 일이야.”
“무엇이 말인가?”
“나는 단 한 순간도 그대를 포기한 적이 없네. 지금도 그대를 위해서 내가 이리 행동을 하는 것이야!”
“나를 위해서 저하를 없애려 한다는 것인가?”
“그런 것이 아니라.”
“실망이네.”
수현의 낮은 목소리에 기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 별 소리 아닌데도 기분이 묘하게 흘렀다.
“세자 저하는 나의 임금일세.”
“아직 왕은 되지 못한 자지.”
“허나 왕이 되실 분이야.”
“아니.”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용상에 오르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야. 그건 나도 자네도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지.”
“자네의 바람인 건가?”
“그러니 김수현이 내가 오기를 바란다는 것이야!”
“무슨!”
“자네가 좋아.”
기웅의 얼굴에 슬픈 미소가 번졌다.
“자네가 뭐라 이야기를 하건 나는 자네가 좋아.”
“나도 자네가.”
“그런 것이 아니야!”
기웅은 수현의 말을 막았다.
“사내로 좋단 말이야.”
“자네 정말.”
“정녕 세자를 왕으로 올리고 싶은가?”
기웅은 차가운 표정으로 수현을 보았다.
“그럼 내 편이 되시게.”
“그럼 달라지는 건가?”
“내가 그를 왕으로 만들 거야.”
수현은 한참이나 기웅을 멍하니 보다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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