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뽕나무 프로젝트
재미교포 작가 ‘린다 수 박’의 [뽕나무 프로젝트]는 한 동양 소녀가 자신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동화입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이 소녀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틀을 만들어서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나오지 않으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나온다고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그곳에서 나와보지도 않았으면서 그곳에서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참 우습고 이기적인 행동인 거죠. 똑똑하기는 하지만 다소 소극적인 주인공은 친구와 누에를 기르기로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조금 더 찾아가고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세상이라는 것이 오직 자신만 사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거죠. 어린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참 넓기도 하지만 반대로 굉장히 좁은 곳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다른 나라에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라는 것을 이 동화는 고스란히 그려냅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작가의 경험이라 그럴 겁니다. 아무리 당당하고자 하지만 결국 자신의 뿌리에 대한 확신 같은 것이 없다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지치게 마련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을 만드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겠죠. 주인공은 누에를 치면서 비단으로 수를 놓으며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조금씩 찾아나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로 한국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자부심 같은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어른이 되고 난 이후라면 조금이나마 그 뿌리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무래도 다소 흔들리게 마련이니 말이죠. 소녀가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은 저절로 박수를 치게 만듭니다.
그와 동시에 흑인 아저씨와의 친분을 그리면서 인종을 넘어서는 이야기도 펼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유난히 유색 인종에 대한 생각 같은 것이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비율을 따지고 본다면 내국인에 비해서 유색인종의 강력 범죄의 비율이 굉장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끔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말이죠. 저만 하더라도 레바논 사람 등에 대해서 다소 두렵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호주에 가서 친절을 받은 세 사람 모두 그런 종류의 유색 인종이었습니다. 주인공 소녀도 흑인에 대해서 다소 낯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와 친구가 되어갑니다. 피부 색이라는 것이 정말로 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것은 누군가가 말을 한다고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 알아야 하는 거죠.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동화인 [뽕나무 프로젝트]는 집에서 누에를 치는 동시에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 깨닫고 다른 인종에 대한 생각도 바꾸는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른이 읽는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동화가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앞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함 같은 것도 생기고 말이죠. 그리고 다른 그 어떤 동화에 비해서 부모님의 개입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곳곳에 도움을 받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움에 그칠 뿐 결과적을 그 모든 결정은 소녀 스스로 내리고 있으니 말이죠. 소녀는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성장을 해나가고 자신의 닫힌 세계를 스스로 벗어나게 됩니다. 마치 달걀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말이죠. 미국에 있는 한 소녀의 이야기 [뽕나무 프로젝트]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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