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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다윈의 라디오

권정선재 2014. 4. 8. 07:00

 

[행복한 책방] 다윈의 라디오

 

여전히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빠진 고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윈의 라디오]는 분명히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일단 꽤나 두꺼운 분량을 지니고 있기에 쉽게 손이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번 손이 닿게 되면 마지막까지 가게 되는 힘이 있기는 합니다. 물론 이것은 문장의 완성도와 같은 것과는 별개로 과연 그 마지막이 어떻게 펼쳐지게 되는 걸까?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에 더 가까운 부분이기는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을 제외하고 본다면 [다윈의 라디오]는 그다지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도 논란이 된 번역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요. 사실 문과생으로 과학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다윈의 라디오]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아무튼 [다윈의 라디오]는 자기 나름대로 진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여기에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소설입니다.

 


다윈의 라디오(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저자
그레그 베어 지음
출판사
시공사(주). | 2007-04-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반양장본ㅣ667쪽ㅣA5ㅣ깨끗합니다.(책소개) 진화의 다음 단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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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고리, 지금도 많은 논란이 되는 진화론의 빈 틈인 어느 순간 갑자기 진화를 한 것일까?에 대한 질문을 [다윈의 라디오]는 내리고 그렇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사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에 닭과 달걀 중 무엇이 우선이냐는 말에 달걀이 우선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잖아요. 그 이유는 어느 한 달걀에서 결국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게 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해결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는 사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사람이 진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미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맹장을 쓰지 않고, 귀를 움직일 수 없으며, 남자는 목소리가 높게, 여자는 목소리가 낮게 변화하고 있죠. 이가 독특한 어떠한 현상이자 진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결국 변화는 당연한 것일 겁니다. 시각 장애인들이 방에서 박수만으로 거리를 가늠하는 것도 일종의 진화겠죠.

 

하지만 아무리 타당한 이야기를 하건 간에 소설이 가지고 있는 단점은 이것을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힘을 잃는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히 괜찮은 소재이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떠한 사례를 통해서 작가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이 있기에 이야기가 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참 아쉬운 느낌입니다. 꽤나 억지로 꿰어맞춘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같은 사건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은 그 명확함이 드러나지 않은 순간에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행동 역시 다소 애매합니다. 정의로운 것 같으면서도, 정의롭지 않은 행동을 하기도 하고. 오직 과학만이 최고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정작 과학이 아닌 것에 다시 기대기도 합니다. 그 누구보다 과학자라면 더 과학적인 근거만을 대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니 말이죠.

 

새로운 인류의 원형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다윈의 라디오]는 충격적이고 신비한 결말을 맺기는 합니다. 인류가 또 다른 진화의 과정을 맞이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온갖 수식어로 길게 늘여놓은 이야기를 어느 순간 갑자기 여기서 끝! 이라고 결론을 맺는 느낌은 사실 그다지 유쾌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그런 류의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조금만 더 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며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런 것 없이 그냥 끝! 이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 다소 아쉽고 독자의 입장으로도 약간 찝찝합니다. 게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과거 인류가 진화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현생 인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미래 인류로 나아간다면 과거의 인류 이야기도 하는 것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마음 먹고 읽기엔 그다지 나쁘지 않은 SF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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