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백프로, 윤시윤 여진구로도 용서가 안 된다.
Good – 윤시윤, 여진구 얼굴이면 뭐든 용서 되는 분
Bad – 내 돈 내고 영화 보러 가신 분
평점 - ★★ (4점)
몇 해 전에 찍은 영화가 이제야 개봉을 할 때는 당연히 그럴 이유가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오직 ‘여진구’와 ‘윤시윤’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한 [백프로]는 실패작이었습니다. 사실 영화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뭐 아주 나쁜 스토리는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실패한 프로 골퍼가 섬으로 와서 선생님이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것이 꽤나 묘하게 흘러갑니다. 특히나 초반에 ‘백프로’가 왜 그 모양이 되었는지 이야기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지나칠 정도로 이 부분이 축약이 되었고, 애초에 제대로 필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굳이 왜 넣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듭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모든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 것도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단점 중 하나일 겁니다. 게다가 그 모든 인물들이 지나칠 정도로 감정 과잉 상태라는 것 역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최대 단점이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모든 캐릭터들이 다 자신의 감정을 터뜨리려고만 하는 것일까요? 누구 하나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다루면서 조금 더 진지하게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배역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배역이 없다 보니 너무나도 불편하고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캐릭터 부재와 배우 연기 과잉은 영화를 흔들리게 만듭니다.
더불어 ‘윤시윤’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않는 것도 [백프로]의 단점입니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맡은 것 같기는 한데. 사실 ‘윤시윤’이라는 배우는 또래의 그 어떤 배우에 비해서도 귀엽고 말랑말랑한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데 그 부분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여진구’를 가지고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여진구’의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나름 ‘윤세윤’과 비슷한 성격의 아이이고 마음이 간다. 뭐 그런 것 정도이기는 하지만 딱 거기에서 머물고 마는 것이죠. 게다가 음악 역시 다소 애매하게 들어갑니다. 물론 극 중 ‘윤시윤’이 맡은 ‘백세진’이 말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지나칠 정도로 음악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음악 없이 공을 치는 소리 등만 들어가도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나름 ‘윤시윤’과 ‘여진구’의 케미는 그다지 나쁜 느낌은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쓸모가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은 이 영화를 나쁘게 하는 요인들일 것입니다. 왜 이렇게 한숨만 나오고 답답한 부분이 많이 나오는 것일까요? 마치 ‘송지효’와 ‘영웅재중’이 나왔던 [쟈칼이 온다]를 다시 보는 느낌입니다. [백 프로]는 배우들에 대한 애정만으로 볼 수 없는 영화입니다.
‘윤시윤’은 왕년에 꽤나 잘 나가던 골퍼 ‘백세진’ 역을 맡았습니다. 지금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말을 하지 못하죠. ‘이경영’에게 낚여서 섬마을 선생님이 된 그는 처음에는 무조건 섬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을 보고 섬에서 남게 됩니다. 그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지 못하는 역할로 나오다 보니 그다지 큰 비중을 주지 않습니다. [백프로]가 차라리 흥미롭게 진행이 되기 위해서는 프로 골퍼 출신이던 그가 교통사고로 인해서 매니저가 죽고 난 이후 스스로의 고뇌를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윤시윤’이 괜찮은 연기를 선보일 기회도 함께 날아가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천재 골퍼의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천재 골퍼라는 것을 단순히 많은 트로피만으로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말이죠. 그런 것이 아니라면 더 흐임롭게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을 하기에 왜 이런 역할을 맡았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듭니다. 게다가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 부분도 그다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뛰어난 제자를 빠르게 바라보는 것도 능력이기는 하지만 그냥 거기에서 머물고 맙니다. 다른 인물들이 감정을 터뜨리는 것과 다르게 그는 감정을 터뜨리지 않으니 더더욱 그의 매력이 발하지 않습니다.
‘여진구’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년 ‘이병주’ 역을 맡았는데 어린 시절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하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여진구’가 스타가 되고 난 이후인 [해를 품은 달]부터는 꽤나 굵은 목소리만 들을 수 있어서 더더욱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다지 큰 배역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비중이 큰 조연을 맡은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해냅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골프를 하고 싶어하는 소년을 꽤나 잘 표현하는군요. 다만 그의 매력을 제대로 발할 수 없는 역할이라는 것은 ‘윤시윤’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뭔 감정을 막 터뜨리는 배역이기는 한데 감정이 그런 식으로 터지지 않는 것 역시 이 배역이 가지고 있는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조금이라도 더 깊은 무언가를 선보일 수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 거죠. 게다가 천재적인 골프 실력을 가진 소년임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백세진’이 다시 골프를 시작하게 되는 도구로만 사용이 되는 느낌이 듭니다. 어린 ‘여진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딱 거기에서 끝입니다.
억지 감동과 허술한 스토리는 [백프로]를 망치는 최악의 요인들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까지 억지로 감동을 주려고 노력을 하면서 영화 자체를 망치고 있는 거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이야기를 가지고 우리가 이 정도로 만들었으니 너희도 감동을 느끼는 거지? 라고 말을 하니. 도대체 공감이 가기 어렵습니다. 동시에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는 점 역시 [백프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일 것입니다. 적당히 끊어서 이야기를 맺었더라면 차라리 더 완성도가 높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니 뭔가 산만한 느낌을 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배우들의 연기가 나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만 그 많은 배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충 이름이 떠오르는 배우만 하더라도, ‘이경영’, ‘천호진’, ‘박상면’ 등이 있는데 그들이 그냥 지나가는 배역으로만 머물고 마는 거죠. 차라리 마을 안에서의 이야기만 제대로 그려냈더라도 다른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않으니 영화가 급격하게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의 수와는 별개로 여전히 낯선 스포츠인 골프를 소재로 하는 것까지만 신기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족이라는 말을 가장 잘 그려내는 느낌의 영화 [백프로]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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