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블러드 레터
[CGV 베트남 영화제]를 통해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Good - 독특한 영화를 기다린 사람
Bad - 거대한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
평점 - ★★★☆ (7점)
너무나도 낯선 베트남 영화. 이번 CGV 베트남 영화제 개막작은 [블러드 레터]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생각을 했을 때는 베트남 영화라는 사실에 뭔가 되게 이상하고 낯선 영화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라서 놀랐습니다. 일단 그 이국적인 분위기에 다소 어색한 CG가 눈에 튀기는 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르의 영화라는 사실 역시 이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던 요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라한 장풍대작전] 이후에 대놓고 액션을 앞으로 내세우는 영화가 없는 편이잖아요. 그런데 [블러드 레터]에서는 그 액션이 그냥 나옵니다. 장풍을 쏘고 하늘을 날고. 이런 것을 가지고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런 것은 우리 동양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잖아요. 서양에서 뱀파이어와의 로맨스를 가지고 다들 난리를 치고 있을 때 우리는 우리들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블러드 레터]는 바로 그러한 지점을 제대로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다지 큰 부담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좋았습니다.
게다가 우리도 좋아하는 역사극이나 시대극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것도 신기한 부분이었습니다. (제목 [블러드 레터]는 사실 오역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그냥 혈서 정도로만 해도 될 것을 굳이 영어로 번역을 해서 더욱 낯설게 만들어 버립니다.) 혈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왕조의 이야기와도 얽히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탄생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누군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시아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죠. 그리고 우리가 자세히 알 수 없는 궐 안의 대결 같은 것은 우리들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사실 궐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을 거라는 것은 우리나라 사극에서도 주로 사용을 하는 소재이잖아요. 이러한 소재에서 우리와의 차이가 그다지 없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명확한 선악의 구분을 통해서 대충 이런 식의 이야기가 있을까?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액션과 사극이 맛깔나게 어울리는 만큼 극장에서의 시간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다만 수위에 있어서는 한국 영화들보다 조금 더 높은 편이라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죽는 모습 같은 것을 한국 영화에서보다 조금 더 사실적으로 그려내거든요. 물론 죽이는 과정은 한국 영화들에 비해서 잔인하지는 않지만, 그 시체 등을 보이는 데에 있어서 그다지 주저함이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사극이라서 그러한 특징도 있는 것 같고, 복수를 주로 다루는 이야기라는 점 역시 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한국 영화와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 역시 이 영화가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 수많은 시체가 등장을 하는 것이 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기는 합니다. 사실 사극이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운명을 다루는 이야기가 지나칠 정도로 착하게만 이야기를 하는 것은 거짓말에 가까운 것일 겁니다. 그냥 보기 좋은 것들을 이야기를 하고 마는 거죠.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이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조금 촌스러운 로맨스만을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라서 많이 놀랐어요. 다시 한 번 기회가 생긴다면 보고 싶은 베트남 영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블러드 레터]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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