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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파괴된 사나이

권정선재 2014. 5. 9. 07:00

[행복한 책방] 파괴된 사나이

 

사실 한국에서 제작이 된 동명의 영화 원작 소설인 줄 알고 읽은 [파괴된 사나이]였는데 정말 괜찮은 SF 소설이라는 점에서 참 흥미로웠습니다. 요즘에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에스퍼라는 개념이 당시에는 꽤나 충격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뭔가 신기한 기분이 들기는 할 겁니다. 누군가가 나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니 말이죠. 지금보다 더 미래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은 그래서 독특합니다. 특히나 당시로는 거의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것을 원류로 이야기를 끌어낸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죠. 초능력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을 하는 그런 세상. 우리 모두 그런 세상이 온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쉽게 그것을 창조를 해내지는 못합니다.

 


파괴된 사나이(그리폰 북스 6)

저자
앨프리드 베스터 지음
출판사
시공사(주). | 2003-12-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앨프리드 베스터 장편 과학소설.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그리고 [파괴된 사나이]는 묵직한 분위기와 다르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느끼게 합니다. SF 소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겁니다. 아무리 좋은 SF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볼 때 이해가 가지 않고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그 순간 이미 그 소설은 가치를 잃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들이 이미 쉽게 이해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만큼 더 조심해야 하는 무언가가 필요한 거죠. 그런데 [파괴된 사나이]는 그 지점을 정말 제대로 만들어나갑니다.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거기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분명히 미래 세상의 이야기이지만 그리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이어나가게 되는 거죠.

 

실제로 지금 당장 일어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로 거기에서 사람들이 산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매력일 겁니다. 사실 미래 소설들이 실수를 하는 이유는, 너무 급진적인 무언가를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에 그럴 겁니다. 물론 미래는 지금의 모습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래가 달라야만 해! 라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힌 채로 그 미래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면 사실 결국 지금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설게 다가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안 그래도 낯선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서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더 낯선 무언가까지 이야기가 된다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책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게 되는 거죠. 그러나 정말로 사람들이 살아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모습을 그려낸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책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그 당시의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는 것도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겁니다. 미래에 대해서 어느 한 순간을 그린다고 해서 지금 쓰이는 글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다소 마초적인 분위기를 낼 정도로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당시의 시대상을 녹여낸다는 것은 작가의 능력이 오롯이 다 담겨 있기에 가능한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이 소설이 대단한 이유는 지금은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 SF에 대한 개념을 거의 처음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누구나 다 그런 것은 생각을 할 수 있어? 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생각을 하고 글로 옮길 수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모두가 그게 가능해. 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아닌 거죠. 그러한 새로운 세상을 독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선으로 그려내는 [파괴된 사나이]는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다만 다소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시간이 좀 있을 때 읽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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