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파괴된 사나이
사실 한국에서 제작이 된 동명의 영화 원작 소설인 줄 알고 읽은 [파괴된 사나이]였는데 정말 괜찮은 SF 소설이라는 점에서 참 흥미로웠습니다. 요즘에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에스퍼라는 개념이 당시에는 꽤나 충격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뭔가 신기한 기분이 들기는 할 겁니다. 누군가가 나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니 말이죠. 지금보다 더 미래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은 그래서 독특합니다. 특히나 당시로는 거의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것을 원류로 이야기를 끌어낸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죠. 초능력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을 하는 그런 세상. 우리 모두 그런 세상이 온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쉽게 그것을 창조를 해내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파괴된 사나이]는 묵직한 분위기와 다르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느끼게 합니다. SF 소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겁니다. 아무리 좋은 SF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볼 때 이해가 가지 않고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그 순간 이미 그 소설은 가치를 잃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들이 이미 쉽게 이해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만큼 더 조심해야 하는 무언가가 필요한 거죠. 그런데 [파괴된 사나이]는 그 지점을 정말 제대로 만들어나갑니다.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거기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분명히 미래 세상의 이야기이지만 그리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이어나가게 되는 거죠.
실제로 지금 당장 일어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로 거기에서 사람들이 산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매력일 겁니다. 사실 미래 소설들이 실수를 하는 이유는, 너무 급진적인 무언가를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에 그럴 겁니다. 물론 미래는 지금의 모습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래가 달라야만 해! 라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힌 채로 그 미래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면 사실 결국 지금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설게 다가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안 그래도 낯선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서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더 낯선 무언가까지 이야기가 된다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책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게 되는 거죠. 그러나 정말로 사람들이 살아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모습을 그려낸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책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그 당시의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는 것도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겁니다. 미래에 대해서 어느 한 순간을 그린다고 해서 지금 쓰이는 글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다소 마초적인 분위기를 낼 정도로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당시의 시대상을 녹여낸다는 것은 작가의 능력이 오롯이 다 담겨 있기에 가능한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이 소설이 대단한 이유는 지금은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 SF에 대한 개념을 거의 처음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누구나 다 그런 것은 생각을 할 수 있어? 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생각을 하고 글로 옮길 수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모두가 그게 가능해. 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아닌 거죠. 그러한 새로운 세상을 독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선으로 그려내는 [파괴된 사나이]는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다만 다소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시간이 좀 있을 때 읽어야겠네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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