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은 우리가 흔히 범하는 오류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누가 누구에 대해서 무르면 대답을 하곤 합니다. 아, 나 그 사람 잘 알아.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의 모습은 전부가 아닐 겁니다. 오직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 불과한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이 누군가의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이러한 것을 설명을 하곤 하죠. 이건 참 이상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거꾸로 우리는 실수를 범하게 될 겁니다. 아, 그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으니 걔는 그럴 거야. 말도 안 되는 짓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실수를 자주 하곤 합니다. 우리만의 방법으로 누군가를 재단하고 그들에 대해서 평가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누군가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서 오해를 하게 하기도 합니다. 아니 저 사람이 전에는 안 그랬는데 왜 이러지? 같은 느낌. 이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어떠한 갈등처럼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말도 안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은 일종의 전기문을 쓰는 글입니다. 누군가에 대해서 서서히 알아가고 그 사람에 대해서 파악을 하는 가장 객관적인 형식의 글이죠. 물론 이러한 방법을 쓰더라도 누군가에 대해서 객관적인 답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겁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아무리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하더라도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더욱 다른 무언가가 끼어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독특한 소설인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안에는 다양한 형식의 소설들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걸 과연 소설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걸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때로는 에세이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뭔가 그냥 누군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불과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것들이 닿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죠. 그러다 보니 작가가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누군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그 모든 것이 같은 것이라는 거죠. 그러면서도 동시에 거리를 둘 수 있는 것이 바로 작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일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에 대해서 가만히 관찰만 하는 느낌이면서 동시에 그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마음 같은 것이 묘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더 많이 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사실 누군가를 더 많이 안다고 해서 더 많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많이 알면 알수록 적은 것을 보게 되겠죠. 내가 누군가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넘어가는 부분들이 생기니 말이죠. 실제로 존재하는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왜 이런 책에 소개가 되더라도 가만히 있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도대체 무엇을 원하려고 하는 것인지 말이죠. 누군가에 대해서 독특하게 알아가는 전기 형식의 소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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