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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납치 여행

권정선재 2014. 5. 15. 07:00

[행복한 책방] 납치 여행

 

자신의 아버지에게 납치가 된 하루의 이야기는 그 유쾌한 상상력이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사실 요즘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식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아이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세상이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아이들이지만 정작 자신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을 하는 가족과의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냥 아빠랑 같이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이 아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의 전부겠지만 정작 부모들은 아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물론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말도 안 되는 투정만 부리고 있는 것이니 말이죠.

 


납치여행

저자
가쿠다 미쓰요 지음
출판사
해냄출판사 | 2005-06-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지금 일본은 가쿠다 미쓰요 열풍이 불고 있다! 132회 나오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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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집에서 사는지도 모를 아버지에게서 납치가 된 소녀는 행복한 여행을 떠납니다. 그 여행은 사실 다른 여행들처럼 그다지 유복하고 편한 여행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먹는 것도 불편하고 많이 걷기도 해야 하죠. 옷도 그다지 예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그다지 큰 투정을 부리지 않습니다. 결국 곁에 아버지와 같이 있다는 그 사실 때문인 거죠. 그것이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로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이 생각을 할 때 그것은 너무나도 커다란 일입니다. 그리고 그 동안 늘 곁에 있었으면 하는 존재가 뒤늦게라도 자신과 같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행복한 일일 거고요. 하루는 그 힘겨운 여정에서도 늘 미소를 짓습니다. 아버지와 같이 하고 있다는 그 소중한 감정. 그것이 지금 하루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을 하는 거거든요.

 

요즘 망가지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일본의 소설이지만 우리에게도 많은 의미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도 가족에 대해서 마찬가지의 상황이잖아요. 지금의 아이들이 이전의 아이들에 비해서 가지고 있는 것도 더 많고 더 행복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래서 더 불행한 아이들이기도 하니 말이죠. 어른들은 그저 이 정도만 사주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이 지금 왜 이렇게 투정을 부리는지 제대로 들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무엇인지 아이들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대해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구나? 라며 대화를 하고 싶은 아이들 입장에서 이것은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겁니다.

 

소녀와 아버지의 여행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지만 그 모든 순간에 같이 있기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그 모든 순간을 즐거워하는 것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때로는 모든 것이 다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그것을 아빠에게 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에 대해서 가장 많이 이해를 하는 아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빠의 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노력을 하기도 하죠. 아직 너무나도 작은 마음이기는 하지만요. 그 걸음의 뒤에서 자기 나름의 성장을 이루기도 하고 어른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냥 지금 자신이 생각을 하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죠. 너무 이른 나이에 어른이 되는 아이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렇게 아이들이 모두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 [납치 여행]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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