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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그림자라면 지긋지긋해

권정선재 2014. 5. 19. 07:00

[행복한 책방] 그림자라면 지긋지긋해

 

[그림자라면 지긋지긋해]는 소녀가 주인공인 탐정물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탐정물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꽤나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그냥 탐정물이라기 보다는 그 시대가 꽤나 잘 반영이 되어 있는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냥 단순히 유럽의 어느 나라가 아니라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이전의 상황이거든요. 그 약간의 기근과 묘한 국가 간의 관계 같은 것이 고스란히 묻어있기에 다소 신기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 시대에서는 특히나 여성의 위치가 지금보다 많이 낮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 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열심히 추리를 해나가는 소녀의 모습이 꽤나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꽤나 두꺼운 분량에 처음에는 겁이 나기도 하지만 묘하게 읽어 가면 그냥 푹 빠지게 되는 소설입니다.

 


그림자라면 지긋지긋해

저자
앨런 브래들리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12-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모두가 곤히 잠든 크리스마스이브에도 화학광 소녀 탐정은 사건 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시리즈로 이루어진 작품이기는 하지만 어느 한 편을 먼저 읽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가족 간의 관계 역시 다시 한 번 세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고요. 그리고 그 과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주인공이 움직이는 모습이니 말이죠. 사실 소녀라고 하면 겁이 나는 것도 많을 것이고 망설이는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 주인공은 전혀 망설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위험한 순간에도 궁금한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소녀인 거죠. 가끔 아슬아슬한 순간이 오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재치를 통해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요리조리 피해나갑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 과학적인 상식까지 동원하는 소녀의 번뜩이는 재치는 독자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소녀가 사는 거대한 저택이 영화 촬영장이 되고 나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익숙한 공간에 낯선 사건이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잘 아는 곳에서는 사건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거기에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겁니다. 특히나 영화를 찍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라면 그 규모도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어마어마한 사람들 속에서 소녀는 살인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동분서주합니다. 자신만이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찾고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들을 풀어나가죠. 그 번뜩이는 재치는 다른 탐정과 비교를 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탐정들이 이것저것을 따지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다르게 그런 것들보다 사건 그 자체에 집중을 한다는 점이 특별하죠.

 

유쾌하고 누구에게나 친근한 행동을 하는 소녀가 주인공이기에 더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보통 탐정 같은 경우는 약간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천재적인 추리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이게 당연한 것이겠지만 솔직히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까지 까다롭게 행동을 해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거죠. 그런데 주인공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이렇게 친근하게 행동을 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이상한 감정을 가지지 않고 쉽게 흔적을 보이게 하는 것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모든 일이 즐겁고 자신이 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즐기는 소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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