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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권정선재 2014. 5. 21. 07:00

[행복한 책방]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평양에서 산 사람.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아니 한국말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편한 모니카의 이야기는 짠합니다. 적도기니에서 태어난 그녀는 북한으로 망명합니다. 낯선 곳에서 자라나는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갑니다. 누군가가 그냥 성장을 하기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나는 평양의 모니카]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의 개인사가 역사의 일부를 이루기는 하지만 유난히 모니카는 그 정도가 심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그녀가 역사의 한 가운데에 있고 다른 사람들이 쉬이 갈 수 없는 곳들에 있기에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된 거죠. 익숙한 곳에서마저도 이방인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녀가 성장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그 모든 아픔 역시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저자
모니카 마시아스 지음
출판사
예담 | 2013-08-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적도기니 대통령의 딸에서 16년간 평양의 망명자로, 가혹한 운명...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과연 나라면 그녀처럼 굳건히 버틸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니카는 굳건히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삶의 흔적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자신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이상한 삶을 살거나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그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자신은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살아남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겠죠. 정확히 무엇이 정답인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또 누가 정확히 자신의 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모니카는 자신의 삶의 길을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무조건 듣지 않거나, 무조건 다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그 안에 담긴 그녀의 이야기는 한 소녀가 겪어야 할 그 모든 것이 담겨 있기에 더욱 서글프고 아프게 다가옵니다.

 

더군다나 모니카가 살아가는 것이 힘들었던 이유는 보고 따를 누군가가 전혀 없기에 그럴 겁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고스란히 따라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강의 흐름을 봅니다. 그리고 자신의 길을 그의 길을 따라서 만들어가게 됩니다. 그대로 따라하지는 않더라도 약간의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모니카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식민지를 겪고, 독재자였던 아버지를 둔 채로, 폐쇄적인 국가에서 살아가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어려운 일일 테니 말이죠. 그 안에서 자신만이 바라볼 수 있는 것을 그다지 과장하지 않고 들려주는 그녀의 삶은 짠한 구석이 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저런 상화엥서 어떻게 저렇게 침착할 수가 있는 거지? 그리고 도대체 왜 그 누구에게도 분노를 표하지 않는 거지? 저라면 모든 사람이 다 미울 것만 같거든요.

 

모든 것을 다 용서한 채로 세상을 묵묵히 걷는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반성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만이 평양에 대해서 낯설게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가 소중한 이유는 평양의 모습에 대해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우리의 반쪽이지만 우리는 절대로 갈 수 없는 곳. 그리고 우리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고 그들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그들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려고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일 겁니다. 아니. 애초에 우리가 그들을 이해할 기회 조차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거죠. 언젠가 그녀의 말처럼 한반도가 조국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그리고 자유로이 왕래하면서 그들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기를. 어렵지 않아서 더 좋은 이야기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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