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어쩌면 그림 같은 이야기
이보다 더 매력적인 소설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림을 소재로 삼아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쩌면 그림 같은 이야기]는 예술 그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미술에 대해서 낯설고 어렵게만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미술의 잘못이기도 할 겁니다. 우리는 미술 작품을 볼 때 그것이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어느 시대에 그려진 작품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물론 그림의 소재도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그림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절대로 이것만이 중요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거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그림이라는 것은 공부를 해야 하는 특수한 학문처럼 느껴지기만 합니다.
[어쩌면 그림 같은 이야기]는 바로 이 그림이 그저 그림으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모든 그림의 뒤에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거죠. 사실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일 겁니다. 그림을 보면서 이 그림을 도대체 왜 그린 것일까? 생각을 해봐야 하는 거죠. 그림을 보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실제로 들기도 하니까요.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 걸까? 지금 이 상황에서 이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와 같은 것들 말이죠. 하지만 그림을 학문으로 배우다 보면 이러한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맙니다. 이런 것들을 세세하게 생각을 할 여유 같은 것이 모두 사라지게 되는 거죠. 작가가 무슨 마음을 가지고 그리게 되었는지 같은 것도 그림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키워드일 텐데 말이죠.
그리 길지 않게 이야기들이 나누어져 있는 것들도 평소 책을 읽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좋은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유명한 그림들을 모두 나누어 놓았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날 적마다 한 챕터씩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모든 그림들이 전부 다 삽입되어 있으니 이게 어떤 그림인지. 그리고 작가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를 할 수 있게 돕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그림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들이 그림을 알고 있지 그 이름이나 작가까지 매치해서 기억하는 경우는 아주 많지 않으니까요.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들. 어떤 예술로만 기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이 그림을 향유하고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이야기를 하기에 더욱 특별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묘하게 집중도가 낮아지는 것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고 크게 독창적이기만 한 이야기들이 펼쳐지지 않는 것도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현재 우리에게 남겨진 그림들이 있기에 어느 정도 이러한 경향이 펼쳐지는 것 같은데 조금 아쉽습니다. 게다가 독특하고 매력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문장 자체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다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림에 대해서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읽어내려가고 쉽게 마음을 열수 있기를 바란다면 이야기 자체도 조금 더 편하게 그려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문장이 조금 투박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다 보니 읽어가는 것도 조금 힘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림에 대해서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를 읽고 싶을 적에 어물쩍 넘어가는 부분도 있는 편이고요. 하지만 그림에 대해 완벽히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기에 그 어떤 책보다 매력적인 [어쩌면 그림 같은 이야기]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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