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2
“왕이 되고 싶습니다.”
수현의 말에 은빈은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그것을 왜 저에게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대가 할 수 있습니다.”
“제가요?”
은빈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할 수 없습니다.”
“부탁입니다.”
“제가 왜 저하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겁니까? 저하는 저를 여인으로 보지 않고 있는데 말입니다.”
“여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은빈은 숨을 내쉬고는 현우의 얼굴을 바라봤다.
“사내를 좋아하시는 분이요?”
“그대가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할 거라 믿으십니까?”
“아니요.”
“그런데 왜 그러십니까?”
“그냥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현우의 대답에 은빈은 한숨을 토해냈다.
“저희 아버님도 들으셨습니다.”
“그렇습니까?”
“화가 나셨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네.”
“숨기시지 그랬습니까?”
은빈의 눈이 거칠게 흔들렸다.
“저를 생각을 하셔서라도 제발 숨기시지 그랬습니까? 그 누구도 모르게. 그렇게 하시지 그랬습니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그리도 쉽게 숨겨지는 것이었다면 진작 숨겼을 겁니다. 그랬을 겁니다.”
“저는 어찌 되는 겁니까? 저하가 그러시면 도대체 제가 무엇을 어찌 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네?”
“미안합니다.”
현우는 고개를 숙였다. 은빈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바라던 것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저는 이 나라의 중전이 될 겁니다.”
“내가 그리 만들어드릴 겁니다.”
“그게 어려워졌습니다.”
“왜요?”
“정녕 모르십니까?”
“모르겠습니다.”
“저하 탓입니다.”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제야 은빈의 눈에 원망이 가득하다는 것이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그였다.
“그런데도 지금 모르시겠다는 겁니까?”
“미안합니다.”
“미안이요?”
“네 미안합니다.”
“저하 지금.”
“그만 두십시오.”
은빈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대는 중전이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나는 왕이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다른 이유가 필요한 겁니까?”
“왕의 사랑을 받는 중전이 되고 싶습니다.”
은빈의 말에 현우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것이 되겠습니까?”
“세자빈.”
“이것이 되겠습니까?”
은빈의 재촉에 현우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결국 저에게 허울만 던지시겠다는 거군요.”
“미안합니다.”
“그런 중전이라면 바라지 않습니다.”
은빈의 단호함에 현우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은빈은 잠시 현우를 물끄러미 보더니 그만 두고 방을 나갔다.
“전하꼐서 아셨다고요?”
“네.”
“말도 안 됩니다.”
유란은 엄지를 잘근잘근 씹었다. 그 동안 왜 이리 소식에 어두웠던 것인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그녀였다.
“동태는 어떻습니까?”
“대신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누구로 말입니까?”
“중전마마의 동생이신.”
“그 녀석에게요?”
“네.”
“박기웅.”
유란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을 불러들이세요.”
“알겠습니다.”
“내가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이미 어느 정도 아시고 계신 것 아니었습니까?”
“그렇지요.”
내관의 대답에 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적부터 현우가 어딘지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허나 그렇다고 한들 정말로 사내를 연모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애초에 자유로우신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이 그런 생각을 하신다고 한들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렇습니까?”
왕은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세자가 왕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실 겁니다.”
“지금 이 나라의 상황에서 그것이 가능할 거라고 보지 않습니다. 대신들이 세자를 가만히 두고만 보겠습니까?”
“전하가 나서셔야지요.”
“내가요?”
“네. 전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세자 저하께 힘을 실으실 수 있습니다.”
“스승님.”
“네. 저하.”
“내가 왕이 못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수현은 고개를 들어 물끄러미 현우를 응시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상관이 없습니다.”
“나는 죽임을 당하겠지요?”
“저하.”
“그것이 역사이니 말입니다.”
현우의 말에 수현은 고개를 들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저하를 두렵게 생각을 하기는 할 겁니다. 그렇다면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일어날 겁니다.”
현우는 수현을 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럼 스승님도 다치실 겁니다.”
“그런 것은 하나 두렵지 않습니다.”
“내가 두렵습니다. 스승님을 지키지 못할까.”
현우는 손을 내밀어 수현의 손을 잡았다. 수현은 더 이상 그를 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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