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7
“갑자기 가게는 왜 판다는 거야?”
“그러게요.”
헌주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인데?”
“삼촌.”
“응?”
“미국 가면 잘 살까?”
“당연하지.”
“정말 싫다.”
현우는 테이블에 엎드렸다.
“미국에 돌아가면 결국 부모님 말 다 듣는 다시 그런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만 하는 거잖아요.”
“너는 늘 그랬어.”
“아니요.”
현우는 혀를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저 단 한 번도 엄마나 아빠가 하라는 것 해본 적 없어요. 그러니 삼촌이 매일 와도 들은 척도 안 했죠.”
“이제 그 사실을 인정하는 거냐?”
“네.”
헌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장사가 안 되더라도 가게 절대로 안 판다고 하던 녀석이 갑자기 가게를 왜 팔아?”
“정말로 매상이 얼마 나오지 않아서. 내가 이렇게 매상이 안 나오는데 왜 유지를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유지를 하는 것이 반드시 더 나은 결과를 낳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그래서 갑자기 그래?”
“응.”
헌주는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현우를 바라봤다.
“돈이야?”
“어?”
“돈이 모자란 거면 내가 너를 줄게.”
“아니야.”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돈 때문이었다면 진작 그만 뒀습니다. 그냥 이제 더 이상 이 자리에서 커피를 팔지 않아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어차피 나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니고. 그리고 이쯤이면 되었다 싶기도 하고.”
“어?”
“그냥 그래요.”
헌주는 여전히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어디를 가?”
“공부하러.”
“아들.”
수현 모친은 수현을 막았다.
“지금 카페 가는 거야?”
“어?”
“거기 가지 마.”
“엄마.”
“가지 말라고.”
모친의 차가운 말에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갑자기 왜 그래요?”
“아들이 도대체 왜 그렇게 거기에 집착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엄마는 아들이 거기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가 도대체 뭘 아는데?”
“그 직원 이상해.”
“엄마 거기에 갔었어?”
“어?”
“거기에 갔었었냐고.”
“그게.”
“엄마!”
수현의 고함이 모친은 침을 꿀꺽 삼켰다. 수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엄마가 도대체 무슨 자격이 있어서 거기에 가요? 엄마는 거기에 갈 자격이 없는 사람인데. 도대체 왜 그래요?”
“아들.”
“엄마는 자격이 없다고.”
수현은 고개를 숙였다.
“안 그래도 혼자서 힘든 사람이에요. 그냥 늘 밖을 보는 것이 낙인 사람이라고요. 그런 사람을 그렇게 아프게 해서 엄마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뭐라고 생각을 하는 건데요? 네? 엄마 왜 그래요?”
“아들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쁜 거야. 어디 순진한 어린 애한테 그래.”
“나 안 순진해.”
수현은 단호히 대답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시작했어.”
“뭐?”
“내가 들이댄 거라고.”
“무슨.”
모친의 손이 뺨에 닿자 수현은 미소를 지었다.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복잡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그냥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가 된 것 같아서 참 다행이었다. 그냥 이대로. 이렇게 끝이 나면 되는 거였다. 수혀은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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