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6

권정선재 2014. 5. 27. 21:19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6

맹랑한 녀석이더군.”

세자랑 다투기라도 하였는가?”

다투기는.”

유준은 입가를 매만지며 고개를 저었다.

형님도 그 녀석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요. 더 이상 어린 아이라고 볼 수는 없어졌으니 말입니다.”

단 한 번도 나는 그 녀석이 어린 아이라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생각을 할 수가 없어.”

형님.”

일국의 세자다.”

기웅의 단호한 말에 유준은 미간을 모았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 겁이 나시는 겁니까? 조선을 위해서. 백성을 위해서 더 나은 임금이 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 나라의 법도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그리고 더 나은 임금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형님. 형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저의 편을 들어주시는 것 아닙니까?”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야.”

기웅의 대답에 유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형님이 저의 편을 드시지 않는 것은 서럽습니다. 그래도 저는 형님을 버리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버린다?”

.”

버려.”

기웅의 대답에 유준은 그를 빤히 바라봤다.

그게 무슨?”

나는 세자의 편에 설 거야.”

잘못된 쪽에 서시는 겁니다. 그쪽에 서신다면 결국 지니고 계신 모든 것들을 다 놓으셔야 할 겁니다.”

이미 그 정도 각오를 하고 있네. 그럼 자네는 자네가 지닌 모든 것들을 지키면서 싸우겠다는 것인가?”

?”

그것들을 놓아야지.”

그것이야.”

아닌가?”

맞습니다.”

유준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는 자신의 형제들까지 죽이면서 왕의 자리에 오르신 분이야. 그리고 세자는 그의 아들이지. 그들이 같은 성정을 지녔다는 것 정도는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자네가 잘 알고 있을 거라 믿네.”

허나 아무리 그러한 것들이 같은 성정이라 하더라도 세자는 절대로 왕이 될 수 없을 겁니다. 저처럼 강하게 견제하는 이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제가 그들의 사이에 들어가는 것은 달라지는 걸 겁니다.”

그건 자네의 잘못된 판단이지.”

유준은 묘한 눈으로 기웅을 바라봤다.

 

 

 

 

전하 부르셨나이까?”

김수현이 나에게 서신을 보냈다.”

기웅은 고개를 들었다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나를 보시게.”

전하.”

어서.”

기웅은 고개를 들어 왕을 응시했다.

어찌하여야겠는가?”

저는 모릅니다.”

그대가 모르면 도대체 누가 안단 말인가? 이 나라 대신들은 절대로 왜적이 쳐들어 올 일이 없다고 하는데 세자의 스승인 그만이 그들이 쳐들어 올 수도 있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찌 보는가?”

쳐들어 올 겁니다.”

무어라?”

저는 그를 믿습니다.”

기웅의 대답에 왕은 신음을 흘렸다.

과연 그렇다고 한들 내가 대신들을 움직일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인가? 그리고 만에 하나 내가 그 자의 말을 들었다가 왜구들이 쳐들어오지 않는다면 나도 많은 것을 놓아야 하네.”

알고 있습니다.”

내가 무너지기를 바라는가?”

아닙니다.”

그럼 방도가 무엇인가?”

비밀리에 군사를 키우십시오.”

군사를?”

.”

어찌?”

기웅은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윤유준을 아십니까?”

중전의 동생 아닌가?”

그러합니다.”

그 자가 왜?”

그것이.”

기웅은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더 이상 머뭇거린다고 해서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도 전혀 아니었다.

그 자가 군대를 키웁니다.”

군대를?”

왕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래도 그대와 형제인데 나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는 세자 저하의 편입니다. 세자 저하가 용상에 오르기를 전하보다 더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

아 죄송합니다.”

아니네.”

왕에게 자신의 말이 반역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기웅이 사과를 했지만 왕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다른 누구처럼 자신의 아들이 왕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분노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전하.”

세자의 이름으로 군대를 만들어야겠군.”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면 될 겁니다.”

기웅은 가만히 왕을 응시했다.

그런데 지금 김수현 그 자는 어디에 있습니까?”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수현은 미간을 살짝 모았다.

누구인가?”

그것이.”

날세.”

기웅이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수현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누구에게도 나의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자네가 예까지 어쩐 일인가?”

그렇다면 궐의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했어야지. 궐에 이미 소문이 다 나게 해놓고서 무슨 말인가?”

그것이.”

수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럼?”

일단 들어가지.”

알겠네.”

수현은 밖을 살피라 명령을 하고 기웅을 방으로 들였다. 기웅은 가만히 방을 살피더니 수현을 품에 안았다.

더 이상 달아나지 말게.”

수현은 잠시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