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9
“유학 가지 않을게요.”
“어?”
수현의 고백에 모친의 얼굴이 굳었다.
“아들.”
“대신 한 가지 약속을 해주세요.”
“무슨 약속?”
“저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될 거예요. 그 사람이 남자이건 그런 거 따지지 말아주세요.”
수현의 간절한 표정에 모친의 얼굴은 더욱 더 창백하게 변했다. 그리고 멍하니 남편을 바라봤다.
“여보.”
“그래.”
“여보!”
수현 모친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김수현. 대신 네가 지금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해. 그건 내가 할 수 없는 거야.”
“알고 있어요.”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될게요.”
“그렇게 해라.”
“그리고 유학도 갈게요.”
“나는 한 푼도 못 보탠다.”
“알고 있어요.”
수현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너 요즘 미친 거 아니야?”
“왜?”
“아니 무슨 공부를 그렇게 해?”
기웅은 수현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너 그렇게 공부하면 나중에 죽어.”
“공부하다 죽은 사람은 없거든요.”
“그러다가 네가 그 본보기가 될 거거든요.”
“괜찮아.”
열심히 문제집을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며 수현은 밝게 웃었다.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네가 그런다고 해서 사장님에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아버지랑 약속했어.”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적어도 아버지는 약속을 어기시지 않아.”
“그건 모를 일이지.”
“내가 알아. 아들이니까.”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그냥 믿을 거야.”
“믿는다고?”
“응. 그냥.”
“야! 김수현! 어디 가!”
“학원.”
“김수현!”
“정말로 보낼 거예요?”
“그럼.”
“여보.”
수현 모친은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 녀석 성격 몰라요? 한 번 한다고 하면 하는 놈이라고요. 그런데 지금 도대체 어디를 보낸다는 거예요?”
“그렇게 자기가 한다는 일을 하는 놈이니까 내가 믿고 보내려고 하는 거야. 그런 놈이면 되는 거니까.”
“뭐라고요?”
“당신은 저 아이를 못 믿어?”
“아니.”
수현 모친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에요.”
“그게 뭐?”
“네?”
“자기들이 그리 좋다잖아.”
“여보.”
“우리가 할 말은 없는 거야.”
수현 부친은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저 아이가 이미 자기 멋대로 무언가를 하기로 결정을 한 거라면 부모로 우리는 그저 믿는 것이 전부야.”
“그것이 잘못된 길이잖아요.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도대체 어떻게 그냥 하라고 그래요. 안 그래요?”
“뭐가 잘못된 건데?”
“네?”
“아무 것도 잘못된 것은 없어.”
“여보.”
수현 부친의 단호한 표정에 모친은 한숨만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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