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8

권정선재 2014. 7. 16. 23:22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8

말도 안 돼.”

카페 앞에 선 수현의 몸이 굳었다. 아직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공사가 벌써 시작되었다.

아가 너 뭐니?”

?”

카페에서 웬 여자가 나오며 싱긋 웃었다.

여기 단골이었니?”

? .”

여기 더 좋은 곳이 될 거란다.”

여자는 밝게 웃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더 깔끔해질 거니까 기대해도 좋아.”

여기는 그런 곳이 아니에요.”

?”

그런 곳을 원한다면 사람들은 저기 별다방을 가겠죠. 아주머니는 이 카페가 어떻게 오래 있었는지 모르시네요.”

? !”

수현은 아주머니를 두고 그대로 자리를 피했다.

 

아들 왜 벌써 집에 와?”

수업만 듣고 왔어.”

?”

그냥 왔어요.”

수현 모친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들.”

그만 두세요.”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에게 별로 관심도 없잔항. 그냥 엄마가 원하는 아들처럼 만들고 싶은 거면서 무슨 말을 하려고요.”

아들.”

듣고 싶지 않아요.”

수현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모친을 바라봤다.

사장님 떠났더라고요.”

?”

그냥 갔더라고요.”

아들.”

엄마가 미워.”

너 이 자식!”

가만히 듣고 있던 부친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수현의 뺨을 날렸다. 모친은 황급히 남편을 붙들었다.

당신 뭐 하는 거야?”

이 자식이 지금 당신에게 한 말 못 들었어?‘

들었어요.”

그런데도 그냥 참아?”

사실이니까.”

수현 모친은 남편을 끌어 당겼다.

아들 얼른 방에 들어가.”

두 사람 다 똑같아.”

수현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나는 장난감이 아닌데. 나는 아니라고요.”

 

미치겠다.”

수현은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절대로 찾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너무나도 잡고 싶었다. 그리고 현우의 번호를 눌렀다.

 

라떼 한 잔 주세요.”

라떼를 기다리는 현우는 휴대전화를 바라봤다. 수현이었다.

미친.”

현우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자 고개를 저었다. 한심했다. 웃을 일이 아니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이현우 왜 이러냐?”

답답했다. 자기가 모자라서 그렇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수현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차라리 다행이었다. 이미 공항이었으니까.

주문하신 라떼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우는 커피를 들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전화를 받았다.

김수현.”

사장님.’

왜 전화했어?”

가지 마요.’

수현의 절절한 목소리.

나 가아 해.”

가지 마요.’

현우는 고개를 숙였다. 떠나기 싫었다. 하지만 자신이 곁에 있다면 수현이 결국 망가질 거였다.

떠날 거야. 그리고 네가 더 나은 사람이 되면. 그때 네가 나를 찾아와. 너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사장님. 어디로 가는데요? 어디로 갈 건데요?’

지금 당장 오지 않을 거야? 그럼 알려줄게.”

가지 않을게요.’

이탈리아.”

현우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