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40

권정선재 2014. 7. 29. 14:29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40

잘 다녀오고.”

.”

전화해.”

그럼요.”

스무 살이 된 수현은 든든했다. 자신의 고집대로 대학도 가지 않고 그대로 이탈리아 유학길에 오르기로 결정한 그였다.

정말 너 마음에 안 들어.”

저는 제가 자랑스러운 걸요?”

뭐가?”

한 번 결심한 것을 그대로 이루었으니까.”

미쳤어.”

왜요?”

너처럼 행동하는 애 없어.”

약속하신 거잖아요.”

그래도.”

그만 두지.”

수현 부친은 아내의 손을 잡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 거기에서 너무 고생을 하지 말고. 언제든 다시 돌아오고 싶으면 바로 연락을 해라. 네 엄마랑 기다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몸 조심하고.”

나 어린 애도 아닌데.”

어린애야.”

모친의 말에 수현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무슨 일 생기면 정말 돌아와야 해. 그냥 고집을 부리면서 거기에 있지 말고. 엄마 말 알고 있지?”

너무하네.”

수현은 모친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저었다.

나 어린 아이 아니라니까?”

내 눈에는 어려.”

그래도요.”

아들.”

.”

수현은 모친과 부친을 한 번씩 번갈아 안아주고 게이트 너머로 사라졌다.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현우. 사람이 왔는데?”

누구?”

몰라.”

커피를 볶던 현우가 이마의 땀을 훔치며 밖으로 나갔다. 수현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서있었다.

너 여기에는 어떻게 온 거야?”

얼마나 찾은 줄 알아요?”

?”

이탈리아가 좀 넓어. 그런데 정확히 어느 시티에 가는지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니.”

힘들어요.”

수현은 그대로 현우에게 한 발 다가왔다.

나 잘 온 거 맞죠?”

그러니까.”

돌아가요.”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수현은 앞으로 한 발 내딛고 그대로 현우에게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사랑해요.”

기다렸어.”

오고 싶었어.”

수현은 현우의 고개를 가까이 하고 이마를 마주했다.

그런데 사장님에게 약속한 것이 있어서 그 약속을 어기고 올 수가 없었어. 그런 나쁜 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한 약속. 그거 있는 그대로 지키기 위해서 기다리다가 이제 왔어요.”

나 포기할 뻔 했어.”

그래도 안 그랬네?”

네가 올 거 같아서.”

그렇죠?”

이제 안 갈 거야?”

.”

두 사람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더 이상 주위에 아무 것도 없었다. 오래 기다린 시간 그런 것도 하나 중요하지 않았다.

혼자서 어떻게 지냈어요?”

하루하루 너를 기다리면서.”

그거 되게 미안하네.”

알고 있어?”

. 알고 있어요.”

다시는 멀어지지 마.”

그건 사장님에게 할 말이에요. 나를 두고 혼자서 도망을 간 것은 내가 아니라 바로 사장님이니까. 사랑해요.”

사랑해.”

수현은 다시 현우에게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그를 모두 집어 삼킬 것처럼 뜨겁고 모든 것을 삼키는 키스. 그 뜨거움이 두 사람을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