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40
“잘 다녀오고.”
“네.”
“전화해.”
“그럼요.”
스무 살이 된 수현은 든든했다. 자신의 고집대로 대학도 가지 않고 그대로 이탈리아 유학길에 오르기로 결정한 그였다.
“정말 너 마음에 안 들어.”
“저는 제가 자랑스러운 걸요?”
“뭐가?”
“한 번 결심한 것을 그대로 이루었으니까.”
“미쳤어.”
“왜요?”
“너처럼 행동하는 애 없어.”
“약속하신 거잖아요.”
“그래도.”
“그만 두지.”
수현 부친은 아내의 손을 잡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 거기에서 너무 고생을 하지 말고. 언제든 다시 돌아오고 싶으면 바로 연락을 해라. 네 엄마랑 기다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몸 조심하고.”
“나 어린 애도 아닌데.”
“어린애야.”
모친의 말에 수현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무슨 일 생기면 정말 돌아와야 해. 그냥 고집을 부리면서 거기에 있지 말고. 엄마 말 알고 있지?”
“너무하네.”
수현은 모친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저었다.
“나 어린 아이 아니라니까?”
“내 눈에는 어려.”
“그래도요.”
“아들.”
“네.”
수현은 모친과 부친을 한 번씩 번갈아 안아주고 게이트 너머로 사라졌다.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현우. 사람이 왔는데?”
“누구?”
“몰라.”
커피를 볶던 현우가 이마의 땀을 훔치며 밖으로 나갔다. 수현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서있었다.
“너 여기에는 어떻게 온 거야?”
“얼마나 찾은 줄 알아요?”
“어?”
“이탈리아가 좀 넓어. 그런데 정확히 어느 시티에 가는지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니.”
“힘들어요.”
수현은 그대로 현우에게 한 발 다가왔다.
“나 잘 온 거 맞죠?”
“그러니까.”
“돌아가요.”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수현은 앞으로 한 발 내딛고 그대로 현우에게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사랑해요.”
“기다렸어.”
“오고 싶었어.”
수현은 현우의 고개를 가까이 하고 이마를 마주했다.
“그런데 사장님에게 약속한 것이 있어서 그 약속을 어기고 올 수가 없었어. 그런 나쁜 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한 약속. 그거 있는 그대로 지키기 위해서 기다리다가 이제 왔어요.”
“나 포기할 뻔 했어.”
“그래도 안 그랬네?”
“네가 올 거 같아서.”
“그렇죠?”
“이제 안 갈 거야?”
“네.”
두 사람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더 이상 주위에 아무 것도 없었다. 오래 기다린 시간 그런 것도 하나 중요하지 않았다.
“혼자서 어떻게 지냈어요?”
“하루하루 너를 기다리면서.”
“그거 되게 미안하네.”
“알고 있어?”
“네. 알고 있어요.”
“다시는 멀어지지 마.”
“그건 사장님에게 할 말이에요. 나를 두고 혼자서 도망을 간 것은 내가 아니라 바로 사장님이니까. 사랑해요.”
“사랑해.”
수현은 다시 현우에게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그를 모두 집어 삼킬 것처럼 뜨겁고 모든 것을 삼키는 키스. 그 뜨거움이 두 사람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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