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50
“왕의 자리가 왜 탐이 나시는 겁니까?”
유준은 물끄러미 현우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궁금해서 말입니다.”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알고 있는 왕의 자리라는 것은 전혀 부러울 것이 없는 자리입니다. 힘들고. 버겁기만 한 자리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나는 그 자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더 간절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군요.”
현우의 대답에 유준은 미간을 모았다.
“갑자기 그런 것을 왜 묻는 것입니까?”
“그냥 궁금했습니다.”
“뭐라고요?”
“저는 단 한 순간도 제가 왜 왕이 되어야 하는 건지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외숙은 다르시지 않습니까?”
“그것이.”
“왕이 되지 않겠습니다.”
유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뭐라고요?”
“저는 왕의 자리에 미련이 없습니다.”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유준을 바라보더니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한숨을 토해냈다.
“내가 왕이 되지 않는다면 나를 돕겠습니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나는 그저 그 자와 같이 있고 싶어서 왕이 되려고 하는 겁니다. 백성을 생각하고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유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세자.”
“이것이 나의 진심이라는 것을 당신이라면 무조건 알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외숙은 이미 알고 있지요?”
“도대체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까?”
“무엇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나보다는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현우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그저 왕이 되는 일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아니 왕이 되어서 할 수 있는 일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외숙은 왕이 되는 것 그 자체가 관심이 있으신 분 아니었습니까?”
“저는 백성들이 우선입니다.”
“그러니까요.”
“함정입니까?”
“함정이요?”
현우는 낮게 웃었다.
“외숙이 부럽습니다.”
“내가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요.”
현우의 말에 유준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알 수 없는 말을 하십니다. 도대체 세상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외숙 아니었습니까?”
“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런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포기하겠다 이겁니까?”
“네.”
현우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저를 숨겨주세요.”
“숨기라고요?”
“그 사람과 같이 하고 싶습니다.”
유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 무슨?”
“그 사람과 그저 숨어 사는 것이 전부입니다.”
“저하.”
“그것이 가능하게 해주십시오.”
“괜찮은가?”
“그래.”
기웅은 수현을 가만히 살폈다. 상처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멍이 가득한 수현이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이런다고 누가 알아줄 거라고 생각을 하는가?”
“아니.”
“그런데 왜 이래?”
“내가 하고 싶어서 이러네.”
수현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내가 정말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이러는 것이야.”
“왜 이리 미련한가?”
“그런가?”
“이러면 저하가 좋아하실 거 같은가?”
“응?”
“저하는 자네를 보러 오는 걸세.”
기웅의 말에 수현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는 안 되네.”
“왜?”
“저하는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잘 사셔야 하는 분 아닌가? 그런데 왜 나로 묶으려고 하는 것인가?”
“내 뜻이라 생각이 되는가?”
“응?”
“저하의 듯일세.”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하의 뜻?”
“어디 내 말을 들으시는 분이란가? 나도 그 분의 고집을 제대로 꺾지 못해서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
“미안하네.”
“자네가 왜 미안한가?”
“나로 인해서.”
“그런 것이 아니야.”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한 가지 약조하게.”
“무슨 약조?”
“저하가 오면 밀어내지 말게.”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
“더러운 조센징들.”
오사무는 몸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이게 무슨 말인가?”
“크게 다치시지 않았습니까?”
“치워라.”
부하의 손길에 오사무는 칼을 잡았다.
“나갈 것이다.”
“네?”
“그들을 잡을 것이다.”
“허나.”
“나를 말리는 것이냐?”
“아닙니다.”
부하는 고개를 저었다.
“진격이다. 무조건 진격이야!”
오사무의 군대가 조선의 땅에 집결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현우 역시 그곳에 당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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