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마지막
“베어라! 물러나는 자는 모두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마주하라!”
“검을 들어라!”
현우의 군대는 모두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며 앞으로 나섰다. 오사무의 군대는 그런 그들에게 추풍낙엽으로 나가떨어졌다. 무더운 조선의 날에 지친 왜구들이었다. 게다가 바다 생활도 편하지 않았다.
“젠장.”
“우리를 이길 거라 생각이 되는가?”
유준은 싸늘하게 웃었다.
“저하 제가 다녀오겠나이다.”
“부탁드립니다. 외숙.”
유준은 물끄러미 현우를 바라봤다.
“정말 그것이 세자가 원하시는 일입니까?”
“그렇습니다.”
현우는 눈을 반짝이며 밝게 웃었다.
“알겠습니다.”
“전하가 나선다니?”
“어쩔 수 없네.”
기웅의 만류에 수현은 고개를 숙였다.
“내 탓인가?”
“아니.”
“그럼?”
“자네 때문일세.”
“그게 무슨?”
“자네 곁에 머물고 싶으셔서.”
“뭐라고?”
“그게 지금 저하의 뜻일세.”
가면을 쓴 사내가 앞에 나섰다. 그 누구도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조금 작은 체구의 사내는 그대로 오사무와 합을 겨뤘다. 몇 번의 합이 나눠지고 사내의 검에 의해서 오사무의 머리가 떨어졌다.
“다들 앞으로 진군하라!”
병사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우리는 더 이상 여기에서 밀려나지 않는다! 우리는 조선의 군대요! 이 나라를 지킬 군대다! 앞으로 가라!”
“나가자!”
“싸우자!”
왜구들은 점점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조선 병사들의 기세에 모두 다 달아났다. 조선군은 그들을 쫓았다.
“그것이 세자의 뜻인가?”
“그러합니다.”
왕은 유준을 보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서 그대는?”
“저도 아무런 미련이 없습니다.”
“무어라?”
“전하께서 아시는 것처럼 저는 왕의 자리에 미련이 있던 자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저를 죽이실 이유가 충분하시겠지요?”
“그렇지.”
“허나 더 이상은 그것에 미련이 없습니다.”
“어찌 그렇게 된 것인가?”
“저하를 봤습니다.”
“응? 세자 말인가?”
“예.”
유준은 고개를 깊이 숙였다.
“정녕 백성을 위해 나서셨습니다.”
“그러한가?”
“세자빈 마마는 어떻게?”
“그 아이를 위해서도 내가 노력으 하겠네. 자네가 더 이상 걱정을 할 것은 하나도 없으니 걱정은 하지 말게.”
“저는 정말로 괜찮습니다.”
은빈은 부친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사모하는 감정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은빈의 부친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내 너를 어찌 키웠느데?”
“차라리 잘 된 것입니다.”
은빈은 부친의 손을 꼭 잡았다.
“오히려 아버님의 자리는 더욱 강해지셨습니다. 그리고 전하께서 많은 양의 금을 주셨으니 이걸로 끝입니다.”
“정녕 괜찮겠느냐?”
“네.”
은빈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그런 여인이 된 채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제 삶을 살 수 있겠지요.”
“그래도 여인이.”
“저를 지켜주세요.”
은빈의 미소에 부친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너를 지키마.”
“후회하지 않으십니까?‘
“무엇을 말입니까?”
현우와 수현은 나란히 앉아 저 멀리 바다를 바라봤다.
“이 촌으로 와서 저와 같이 보내시는 것 말입니다. 변변한 종도 하나 없이. 힘드시지 않습니까?”
“좋습니다.”
“무엇이 말입니까?”
“여기서 스승님과 지내는 것 말입니다.”
현우는 수현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스승님이야 말로 여기에서 답답하지 않으십니까?”
“무엇이 말입니까?”
“명에 가시지 않겠습니까?”
수현이 현우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네?”
잠시 후 기웅이 사립을 넘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께서 가도 된다고 승낙을 하셨습니다. 두 분이 저와 함께 명에 가도 좋다는 그런 전갈입니다.”
“사실입니까?”
“그러니까.”
“더 학문을 닦고 싶어하지 않으셨습니까?”
현우는 수현의 눈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저는 학문을 닦고 그런 것이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스승님이 원하신다면 같이 가겠습니다.”
“정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자네도?”
“내가 뭐 별 할 일이 있는가?”
기웅은 코 아래를 비비며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가는 거지.”
“그거 별로 좋지는 않네.”
“그래도 별 수 있겠는가?”
수현은 현우를 꼭 안았다.
“저하 감사합니다.”
“저는 더 이상 세자가 아닙니다.”
“아닙니다.”
수현은 현우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하는 저의 왕자님입니다. 영원히 왕자이십니다.”
수현은 천천히 현우에게 입을 맞추었다. 기웅이 옆에서 헛기침을 해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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