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터널 3D, 나를 잊지 말아요
Good – 공포 영화 마니아
Bad – 새로운 공포를 찾는 사람
평점 - ★★★☆ (7점)
공포 영화를 정말 못 보는 편이지만 [연애 말고 결혼] 등을 통해서 활발한 활약을 보이는 ‘연우진’ 그리고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상큼한 매력을 선보인 ‘정유미’가 나오기에 은근히 궁금한 영화였습니다. [터널 3D]는 한국 특유의 깜짝 놀라게 하기가 돋보이는 공포 영화입니다. 그러다 보니 썩 유쾌한 공포는 아닙니다. 정말 좋은 영화는 이야기 그 자체로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하지만 [터널 3D] 같은 경우에는 특수 효과를 통해서 그 두려움을 선사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다지 유쾌한 느낌의 공포가 아닙니다. 공포 영화 자체가 불안함을 요구하다 보니 은근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든 영화입니다. 영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달래려는 분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 될 수도 있을 텐데요. 게다가 꽤나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도 이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 역시 영화가 가지고 있는 단점입니다. 아무래도 스토리가 위주가 아닌 공포 영화이다 보니 이러한 선택이 된 것 같은데요. ‘연우진’과 ‘정유미’, ‘송재림’까지 그렇다고 치더라도 ‘손병호’까지 고작 이런 식으로 소모된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터널 3D]는 아무리 봐도 한국 공포 영화의 구원 투수가 되기에 부족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적인 느낌을 가장 잘 살린 영화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공포 영화의 틀도 잘 따르고 있고요. 최근 공포 영화들이라고 하면 다소 혼합 장르의 성격을 띠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한정되 관객만이 선택을 하는 공포 영화를 더 많은 관객에게 소개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텐데요. 그러한 점에서 [터널 3D]는 공포 영화 관객만을 위해서 제대로 제작이 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개봉했던 영화 중에서 [소녀 괴담]이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공포 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단순히 공포 영화라고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청소년을 위한 멜로 영화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어울렸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물론 그래서 더 편하게 볼 수 있기도 했지만 정작 이러한 장르에 대해서 갈증이 나는 관객에게는 부족했을 겁니다. [터널 3D] 역시 그런 공포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터무니없이 부족할 수 있지만 다른 장르와의 혼합을 선택하지 않음으로 나름 충실한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봅니다. 나름 3D라는 장르를 통해서 공포 영화의 장을 넓히기 위해서 노력을 하기도 했고 말이죠.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만으로도 [터널 3D]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유미’는 ‘은주’라는 역할을 맡았는데 은근히 비밀이 많은 역할입니다. ‘정유미’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밝은 이미지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하는 느낌입니다. 역시나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역할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선사하는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무작정 예쁘게만 보이려고 하지 않는 것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애초에 영화 톤 자체가 어둡기 때문에 마냥 예쁠 수는 없을 테지만 말이죠. 다른 공포 영화의 여성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민폐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 역시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일을 망치기보다는 그냥 그 사건 안에 존재하면서 결과적으로 극의 중심에 오는 인물이거든요. 기존 민폐형 여주인공을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연우진’은 ‘동준’역을 맡았는데요. 이 잘 생긴 사람도 검댕이 칠을 칠하면 어쩔 수 없구나 싶었습니다. 발음이 좋은 배우 답게 이번 작품 역시 훌륭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깔끔한 발음과 괜찮은 연기는 그다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돋보이게 만듭니다. 사실 ‘연우진’으로는 너무나도 아쉬운 역할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유미’가 기존의 여성 캐릭터를 벗어나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송재림’이 새로운 유형의 민폐 캐릭터를 만드는 것과 다르게 확실하게 한정적인 느낌을 주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할이 매력적인 이유는 ‘연우진’이라는 배우가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은근히 비밀이 많기도 하고 앞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되는 걸까? 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로 작용하면서 관객들에게 일종의 해설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송재림’은 까칠한 ‘기철’ 역입니다. 역대 최악의 민폐 남자 주인공인데요. 공포 영화에서 여성이 민폐형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 자체부터 신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기철’의 경우에는 자신이 일을 다 만들면서도 다 수습하려고 하는 꽤나 복잡한 성격을 가진 민폐형 캐릭터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뭐 아무리 좋게 포장을 하더라도 민폐형 캐릭터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헐리우드에서 몸이 좋은 배우를 활용하듯 사용되는 것이 전부이지만 이것이 오히려 ‘송재림’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는 부분이 된 것 같습니다. 몸도 좋고, 마스크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 그닥 주목을 받지 못한 배우였으니까요. 새로운 ‘송재림’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영화 안에서 나름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인물이 된 느낌입니다.
전반적으로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가 바로 [터널 3D]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영화라는 것이 의미가 좋다고 해서 영화 자체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터널 3D]의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소 어설픈 CG이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그것도 공포에서 이것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이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그 좋은 터널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어설프게 활용을 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는 거. 그리고 뻔한 클리셰에서 전혀 빠지 나오지 못했다는 것은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청춘 스타들이 생각보다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나름의 스토리라인을 차분하게 따라가는 것 역시 나쁜 선택이라고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방이 없다는 겁니다. [소녀 괴담]이 보이는 아쉬움하고 같은 부분입니다. 전형적인 한국 공포 영화. 이것만 벗어난다면 훨씬 더 완벽한 영화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것은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충실하게 향하면서 한국 공포 영화의 자존심을 세우려고 한다는 점은 박수를 쳐 마땅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공포 그 자체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터널 3D]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광란의 탄광 파티
둘 – 정유미? 정유미. 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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