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아토포스 [문학의 현실도전]
우리는 정치라는 것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난해하게 생각하곤 한다. 실제 정치에 대한 것을 바라보다 보면 도대체 왜 저러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 들기도 하고, 아예 그네들에게 눈길조차 주고 싶지 않다. 그네들은 우리들과 전혀 상관도 없는 일을 가지고 싸우곤 하기에 정치라는 것은 너무나도 멀리 있고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로 보인다. 하지만 하다못해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만 하더라도 결국에는 정치고, 우리 주위의 아픈 사람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서 싸우는 것 역시 정치다. 그런데 과연 문학이라는 것, 예술의 한 분야로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 정치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는 걸까?
예술, 문학이 정치를 품는다는 것은 결국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주 사소한 정치 역시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정치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문학은 에쑬과 떨어질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문학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 그 자체를 바라보게 되고, 우리가 채 바라보지 못했던 순간을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문학에 정치가 담겨야만 하는가? 그 이유는 문학이 가장 쉽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우리는 소설을 읽거나 시를 읽는 일에 대해서 그다지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문학에 정치가 담길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보다 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쉬울 것이다. 다만 [문학의 아토포스]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정치 시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 바로 시간이 지난다면 정치 시의 경우 그 의미를 고스란히 지닐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80년대 공업의 시보다는 24시간의 편의점의 시가 더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딱딱하기만 한 정치, 무거운 그것을 문학으로 엮을 수 있을까? 역시 궁금한 부분이다. 아무래도 정치라는 것과 엮인 문학은 사회적 중대함을 지니기에 그다지 가벼이만 쓰일 수 없기에, 그 묵직함이 문학이 가지고 있는 익숙함과 편안함과 어울릴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이다.
게다가 정치 시가 만연하게 된다면 같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바로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한 문학에 대해서 우리가 탓해도 되는가에 대한 문제다. 더불어 정치에 대중이 다가가게 할 수 있는 분야가 오직 문학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굳이 문학만이 이 같은 행위를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더불어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지만 좋은 시인지, 그리고 만일 정치 시가 사람들에게 많이 읽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그 일을 겪지 않은 이들의 시가 얼마나 큰 울림을 지닐까에 대한 의문 역시 남는다. 실제로 노동을 해본 이가 아니라, 노동을 체험하기 위해서 짧으면 보름. 길어야 두세 달. 그것도 시를 쓰기 위해서 위장 취업한 이들의 시가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그저 누군가의 아픔을 바라본 이들이 진정으로 그 모든 아픔을 감내한 이들만큼 깊은 시를 쓸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아토포스]를 통해서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은 그렇기에 더욱 더 정치적인 일에 문학이 관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문학이라는 것은 특정 사건에 대해서 그 장소를 벗어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가까운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단지 안산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임을 무겁지만 않게, 그리고 모두가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일이 바로 시, 그리고 문학이 해야만 하는 일이다. 게다가 문학은 시간까지도 초월할 수 있는 장르다. 우리는 여전히 ‘김수영’의 시를 읽으면서 민중에 대해서 떠올리고 지금 우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기 만든다. 그렇기에 더 이상 정치와 문학의 결부에 대해서 나무랄 이유는 없다. 그런 문학이 싫다면 그저 피하면 되는 것이니. 다만 진정한 문학가라면 자신의 소신으로 이 시대의 모든 모습을 문학으로 담으려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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