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겉보기만 화려하다
Good – 루크 에반스만 나오면 좋아
Bad – 새로운 히어로를 만들어주겠지?
평점 - ★★ (4점)
뭔가 특별한 판타지 영화가 탄생할 줄 알았건만,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이하 ‘드라큘라’)는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드라큘라.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위해서 만들어낸 영화 같은데요. 정작 영화를 보면 이런 생각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아니 도대체 이걸 왜 다시 만든 거지? 이런 궁금증이 우선 들거든요. 기본적으로 드라큘라라는 인물 자체애 대해서 그다지 매력적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뭔가 되게 비장한 것이 있는 것 같지만 비장함 같은 것이 결과적으로는 하나도 보이지 않거든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정의로운 일을 한다. 이렇게 말을 하지만 사실 그렇게 정의로운 인물이 아닙니다. 그저 자기 가족, 백성이 아닌 오직 자신의 가족만을 위해서 행동하는 굉장히 속이 좁은 공작이거든요. 그리고 그를 행하는 방법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아니, 악마에게 영혼을 팔다니 말입니다. 뭐, 그래서 새로운 시대의 영웅이 될 거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가 그다지 영웅으로 그리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저 드라큘라라는 존재를 다시 만들면 어떨까?에서 딱 멈춘 영화 같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히어로를 원한다면? 무조건 실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진행 자체가 지나치게 느리고 다소 암울한 느낌으로 펼쳐지는 것이 더 지루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큘라로 변하고 나서 보이는 액션 자체는 훌륭합니다. 특히나 절대 다수의 적을 섬멸하는 주인공 ‘블라드’는 멋있습니다. 이렇게 강력한 히어로를 그 동안 찾기가 힘들었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입니다. 히어로로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멋진 모습을 선보이는지 모르겠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영웅이 인간적인 고뇌를 해야 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서 이 캐릭터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뭔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이지도 않고요.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그저 끌려만 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솔직히 많이 답답합니다. 시종일관 암울한 분위기와 다소 잔인한 장면 묘사 역시 불편합니다. 제가 알기로 이 영화가 15세 관람가이고, 실제로 학생들도 많이 있었는데 너무 잔인하더군요. 그냥 히어로 영화라고 생각을 하시고 오신 분들이라면 많이 당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의 소재 자체도 꽤나 어두운 느낌이고요. 게다가 지나칠 정도로 급하게 결말을 맺는 것 역시 아쉽습니다. 어차피 이런 영화를 만들 거라면 두 시간을 만들지. 92분이라는 시간 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이려던 영화는 결국 중심을 잃고 추락하고 맙니다.
‘루크 에반스’는 ‘블라드’ 역을 맡았는데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인물입니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하는 든든한 남자인 것처럼 나오기는 하는데요. 정작 그런 모습이 부각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힌 채로 자신만이 정의라고 이야기를 하는 그런 존재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분명히 가장 매력적이어야 할 캐릭터 임에도 불구하고 그 매력이 잘 살아나지 않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더군다나 ‘루크 에반스’가 연기를 못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멋진 액션을 선보임에도 불구하고 ‘블라드’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이 정당하지 않아서 그럴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사람들은 영웅보다 공포를 원하는 것이 쉽다고 말을 하다니. 그래놓고 백성들을 위해 나선다고 이야기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강한 힘을 지니고도 왜 이렇게 유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확실히 답답하게 행동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매력적일 수도 있을 것 같은 캐릭터였는데 영화에서 그저 드라큘라의 탄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것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것 같고요. 액션 연기 하나는 일품이지만 다른 연기에서는 확실히 빛을 발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루크 에반스’의 매력을 원하시는 분도 다소 아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두운 분위기를 내면서 폼을 잡기는 하지만 새로운 영화를 원하신다면 아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냥 적당한 킬링타임 영화를 생각하신다면 괜찮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러닝 타임 타임 자체가 길지 않은 데다가 액션은 후회가 없으실 거거든요. 다만, 스토리를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아쉬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벌어질 것처럼 갑자기 떡밥을 던지는 것 역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단 한 편의 이야기 안에서 나름의 정리를 맺기는 하지만, 그 결말 역시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마음이 들게 만들고요. 게다가 ‘블라드’의 캐릭터를 비롯, 뭐 하나 정상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것 역시 답답한 부분입니다. 주인공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조금은 현실적인 행동을 하는 인물이 필요할 텐데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있고, 자신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멍청이들이니 말입니다. 혹시나 속편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속편이 어느 시대를 그릴지 모르겠다는 것 역시 의문스러운 부분입니다. 게다가 악역 역시 그다지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뭔가 비교가 되는 악역이었다면 그를 무찌를 때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텐데 애초에 힘의 차이가 너무 나니 말이죠. 그냥 남고생들이 보면 나름 만족을 느낄 것 같은 꽤나 아쉬운 영화 [드라큘라]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드라큘라로 자각하게 되는 블라드
둘 – 한 명과 천 명의 절대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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