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제보자, 눈물 나게 만드는 진실의 힘
Good – 실화 영화 좋아하는 사람
Bad – 명확한 답을 기다리는 사람
평점 - ★★★★ (8점)
과연 이런 식의 영화가 재미있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 채로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제보자]입니다. 우리가 다 아는 진실을 각색한 이야기, 어쩌면 지루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제보자]는 울컥하게 만드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과연 진실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우리가 제대로 보고자 하지 않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늘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보기만 할 따름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에 반해서 너무나도 큰 실수를 하곤 하죠.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우리가 믿고 싶은 진실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말거든요. [제보자] 속의 현실이 바로 그렇습니다. ‘황우석’ 사태를 묘사하고 있는 극 중 상황에서 수많은 국민들은 무조건 MBC 그러니까 NBS 탓을 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국익을 우선을 해야지! 이 영화를 보면서 울컥했던 이유는 이것이 단지 과거의 이야기라서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날 세월호와 관련된 문제가 이런 식으로 벌어지고 있죠? 사람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따지고 듭니다. 과연 진실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이 과연 국익일까?에 대한 질문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질문 같습니다.
사실 영화 자체는 너무나도 답답합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진실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걸까? 화가 나거든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고 우리들이 다 알고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보는 것은 너무나도 아픈 일입니다. 왜 우리는 진실을 눈앞에 두고도 그것을 바라보지 못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그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그려져서 더 아프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당시에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이 사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방관자적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에 대해서도 자세히 몰랐지만, 그 이후의 MBC가 휘청이는 것을 보며 참 묘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것을 극으로 다시 만난다는 것 자체가 참 묘한 느낌을 줍니다. 게다가 지금의 방송 현실과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이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사실 과거에서는 방송이 정말 성역 없이 잘못된 것을 모두 다 이야기를 할 수 있었잖아요. 그리고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누구도 그에 대해서 처벌을 한다거나 그러지 않고요. 그런데 도대체 왜 지금은 무슨 말만 하면 다 잡혀갈 걱정을 해야 하는 걸까요? 정말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사람은 바보가 되는 걸까요? 오늘날 개봉했기에 더 큰 울림을 줄 수밖에 없는 영화 [제보자]입니다.
‘박해일’은 극 중 진실을 파헤치는 PD ‘윤민철’ 역을 맡았습니다. 사실 이 캐릭터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왜 이렇게 투덜투덜 밉상 짓을 하는 거냐고요. 물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 윤리와 그를 위한 어떠한 사명감. 그리고 한 번 실수로 인해서 자신이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기에 조심하는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너무 찌질하게 행동합니다. 그리고 내가 제일 똑똑해. 그 마인드 좀 버렸으면 좋겠어요. 사실 이것이 너무나도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박해일’이라는 배우가 연기를 참 잘해서 그런 걸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밉상 캐릭터라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겁니다. 자신이 만들어가는 정의에 대해서도 너무 막무가내로 이뤄나가려고 하는 과정 역시 솔직히 마냥 예쁘다고는 할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캐릭터가 힘이 있는 이유는 누군가 이런 일을 했기에 우리가 진실을 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게다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 같으면서도 정작 자신에 대해서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서 또 그런 것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뭐 때로는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무조건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박해일’이기에 뜨거울 수 있는 그런 열정이 있는 인물이 완벽하게 만들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경영’이 맡은 ‘이장환’ 박사는 ‘황우석’ 박사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요. 어쩜 이렇게 얄미울 수 있지? 정말 ‘이경영’이라는 배우는 수많은 역할을 맡으면서도 늘 다시 한 번 충격을 주는 것 같습니다. 최근 개봉했던 [해적]이나 [군무]에서 보여준 모습 보다는 조금 지난 [더 테러 라이브]에서의 모습과 닮은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행동하기도 하고 말이죠. 특히나 신념을 위해서 온갖 악한 일을 하는 모습은 여태 그를 봐왔던 것보다 더 강한 역할 같습니다. [남영동 1985] 속에 비슷한 모습을 연기하기도 했었군요. 아무튼 부정한 일을 저지렀으면서 그에 대해서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는 악한 모습. 그러면서도 세 치 혀로 누군가를 속이려고 하는 것이 참 묘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도 하루 빨리 결과를 내야만 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결국 거짓말을 한 것이니 말이죠. 수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게 만들고, 그 기대를 완벽하게 무너뜨리기도 했으니 사실 쉽게 용서할 수는 없는 일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지 않을까요? 워낙 ‘이경영’이라는 배우가 연기를 잘 해서 더욱 밉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영화 전반을 압도적으로 끌어가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실을 밝히는 ‘심민호’ 역은 ‘유연석’이 맡았습니다. 워낙 밝고 건강한 느낌의 배우지만 영화에서는 주로 악역을 맡았기에 간만에 맡은 선한 역이 조금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사실 그다지 선명하게 드러나는 역할은 아닙니다. 특히나 정의를 위해서 행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박해일’ 등에 비해서 지나치게 비중이 적거든요. 아무래도 하나의 소재처럼 그가 활용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족과의 갈등 안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진실을 파헤치고 그것을 드러나게 되는 것은 방송 프로그램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약간 불안하면서도 정의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기에 매력적으로 그려지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가족을 사랑하기에 진짜 정의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거죠. 사실 그를 믿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된 증거도 없고, 그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도 많지 않고 말이죠. 하지만 ‘심민호’가 워낙 강인한 정신을 가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진실이 밝혀질 수 있겠죠? 영화의 판을 흔드는 역할이기에 비중이 적더라도 ‘유연석’ 씨의 팬들은 크게 실망하시지 않을 것 같아요. 특히나 아내 역을 맡은 ‘류현경’ 씨와의 호흡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요. 더불어 ‘박해일’과의 감정적 대립에서도 밀리지 않기에 확실히 믿고 보는 배우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불안불안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보이지 않거든요.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일에 대해서 그리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긴장이 넘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더군다나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이경영’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가 큰 편이라서 더욱 영화가 힘을 갖는 것 같아요. 악역의 몰락을 통해서 얻는 카타르시스를 크게 주지는 않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있기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닌 영화일 텐데요.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사회적인 영화가 아니라 그저 즐겁게 볼 수도 있고요. 그것 이상을 원하신다면 우리가 정말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할지 생각하실 수도 있고요. 진지한 영화. 그 묵직함 속에 담겨 있는 진실에 대한 커다란 울림 [제보자]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모든 걸 희생하는 ‘유연석’
둘 – 방송 윤리에 대해 외치는 ‘박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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