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비겁함의 냄새

권정선재 2014. 11. 2. 22:02

비겁함의 냄새

 

나에게서 비린내가 풍겨난다

역겨운 비겁함의 냄새 풍겨난다

보고도 모른 척,

아무 것도 못 본 척,

외면하고 피했더니

나에게서 비린내가 풍겨난다

 

커피 한 잔 마주하고 홀로 역겨워한다.

비겁함에 스스로 역겨워도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 지으며

스스로의 비겁함을 웃음으로 가린다.

더럽고 천한 내 본심은 역겹게 썩어간다.

 

상식조차도 쓰레기가 되어버린 시대에

불만을 논하고 따지기에는,

나는 너무 비겁하고 더럽다.

나에게는 비린내가 풍겨난다.

나는 아무런 용기도 가지지 못한다.

 

주먹을 말아 쥐고 사람을 마주한다.

내 손에 온갖 오물이 덜러 붙어도,

내 몸이 더러운 무언가에 젖어들어도

더 이상 내게 비린내는 없다.

그들의 세상 속에 나는 역겹다.

하지만 나는 비린내가 풍겨나지 않는다.

'★ 블로그 창고 > 시 읽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짓말  (0) 2010.07.20
80번째 이야기  (0) 2010.07.19
소중한 사람  (0) 2010.07.18
제헌절을 맞으며  (0) 2010.07.17
77  (0) 201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