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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허삼관, 맛은 괜찮은데 양이 많은 듯?

권정선재 2015. 1. 21. 13:29

[맛있는 영화] 허삼관, 맛은 괜찮은데 양이 많은 듯?

 

Good - [롤러코스터] 재밌게 본 사람

Bad 명작을 영화로 만들었으니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한 번 보겠어.

평점 - ★★★★ (8)

 

하정우가 만든 [롤러코스터]가 괜찮았기에 이번에도 걱정없이 본 [허삼관]은 훨씬 더 감독으로 안정적인 연출을 선보인 하정우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허삼관 매혈기]라는 중국 이야기를 한국 풍으로 고친 것인데 사실 우리랑도 크게 다른 느낌은 아닙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시대에 살고자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마련이니 말이죠. 특히나 배우들의 열연 역시 영화를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하정우라는 배우의 매력 자체가 대단하다 보니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사실 그다지 흥미롭게만 볼 수 있는 영화는 분명히 아닙니다. 어려운 환경 탓에 매혈을 통해서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절대로 마음 편하게 볼 수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분명히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한 시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데다가 그 안에서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 역시 담겨져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것을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는 거. 무슨 수를 쓰더라도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것. 우리가 잘 알면서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가족의 가치가 [허삼관] 안에 살아납니다.

 




허삼관 (2015)

7.1
감독
하정우
출연
하정우, 하지원, 남다름, 노강민, 전현석
정보
| 한국 | 124 분 | 2015-01-14
글쓴이 평점  

게다가 다소 묵직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웃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 역시 [허삼관]이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사실 마냥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너무나도 가난한 형편에 피를 파는 아버지, 게다가 첫 아이는 씨가 다른 아이고. 이 모든 상황에 대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배우들과 영화의 기본 구성 자체가 유쾌함이라는 것이 [허삼관]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바로 하정우라는 감독이 지닌 최고의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롤러코스터] 역시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상황이 이어져 나가기 떄문이죠. 물론 그래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는 웃을 수 있는 여유 정도는 지니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그것이 그냥 막 웃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안에서 지어지는 어쩔 수 없는 쓴 웃음이라는 것 역시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게다가 그 어떤 배우 하나 구멍이 아니라는 것이 아쉽습니다. 한 영화 잡지에서는 수많은 배우들을 까메오처럼 사용했다고 뭐라고 하던데 작은 배역이라고 올바르게 제대로 캐스팅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하정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정우는 피까지 팔아가면서 한 가정을 꾸리는 성실한 아버지 허삼관역을 맡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다 해서라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버지입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근엄하기만 하지 않은 것이 바로 하정우가 맡은 허삼관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히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그리고 일상을 조금은 편안하게 느끼는 그런 아버지가 묻어나죠. 다만 허삼관역할만을 위해서 하정우가 무언가를 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군도 : 민란의 시대] 속에서 그가 맡았던 역할이 떠오르거든요. 아무래도 힘든 상황 속에서 해학적으로 행동을 하기에 그런 거 같기는 한데 다소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아니 왜 이렇게 가볍게 느껴지는 거지? 하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정우라는 배우 자체가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기에 더 이상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실 별 의미가 없는 말 같기도 합니다. [허삼관] 영화 자체가 일락허삼관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 벌어지는 사건이 중심 사건인데 거기에서도 하정우는 중심을 제대로 잡으면서 그 특유의 해학적 매력을 선사합니다. 자신의 영화 안에서 하정우는 표현하고 싶었던 모든 캐릭터를 그려내는 느낌입니다.

 

하지원이 맡은 허옥란이라는 열심히 살아가는 성실한 여성인데 사실 영화에서 큰 비중이 없어서 다소 아쉽기는 합니다. 그나마 여성이 중심에 드러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큰 비중을 지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허삼관인 데다가 영화 제목까지도 [허삼관]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허삼관만을 포인트로 하는 것은 다소 아쉬운 느낌을 줍니다. 더군다나 하지원처럼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이런 식으로만 활용하는 것은 하정우가 감독이라고 하더라도 너무나도 아쉬운 느낌을 선사합니다. 차라리 비중이 적더라도 윤은혜처럼 독특한 역할을 한 것이 여배우로 더 나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물론 이렇게 한계가 가득한 역할 안에서도 하지원은 자신의 매력을 고스란히 표현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다른 영화 기자가 말을 했던 것처럼 하지원이라는 사람이 거기에 있을 뿐 허옥란이라는 사람이 거기에 없는 것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자체가 그다지 대단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이 이와 같은 결과를 만든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하지원이라면 이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살릴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타나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하지원만 보여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그녀라 아름답습니다.

 

웃기기도 하고 묵직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허삼관]은 볼만한 영화입니다. 무언가 큰 기대를 한다면 사실 실망을 할 겁니다. 하지만 이건 [허삼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영화가 마찬가지겠죠. 기본적으로 하정우감독의 작품 자체가 다소 우울한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웃음을 만들어내는 사람인지라 이번 작품에서도 그 정도 매력에 모든 것을 건다면 딱히 실망을 할 것은 없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야기가 너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몇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이야기의 단절이 묘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영화 분위기가 심각할 정도로 툭 하고 옮겨지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입니다.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기는 한데 그 모든 것을 매끄럽게 담아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사실적으로 드러난 풍경 등은 하정우라는 사람이 [허삼관]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영화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고 그저 심심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만든 영화라는 건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박수를 보내고 앞으로도 하정우감독의 영화라면 어느 정도 믿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부담 없이 웃다가 또 울 수 있는 괜찮은 하정우 표 영화 [허삼관]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승옥의 부친에게 결혼을 허락받는 허삼관

일락이를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허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