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주피터 어센딩, 놀라운 경험 그 이상
Good –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사람
Bad – 영화에 의미가 있겠지?
평점 - ★★★★☆ (9점)
‘워쇼스키 남매’가 더 이상 발전을 하지 않는다. 철학이 없이 그저 영상만 있다는 비난도 있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도 압도적인 영상과 더불어 많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묵직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 충분히 좋습니다. 우주를 지배하는 아브라삭스 가문의 여왕의 부활로 태어난 ‘주피터’가 본의 아니게 운명에 휘말리는 내용인 [주피터 어센딩]. 우주를 배경으로 담고 있는 만큼 보는 내내 긴장되고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류의 조금 진지하고 머리를 쓸 수 있는 영화도 사랑하지만 [주피터 어센딩] 역시 뭔가 묘한 생각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사실 이 넓은 우주라는 공간 안에 오직 지구, 그리고 인간들만 살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거죠. 이런 생각을 벗어나서 더 많은 세상을 보게 만들고 그 안에서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인 거죠. 특히나 단 한 편의 영화를 위해서 창조되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생명체들이 영화 곳곳에 살아 숨 쉽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영상이 화려합니다. 한 번 보고 나면 꼭 4D로 다시 관람하고 싶은 놀라운 경험 [주피터 어센딩]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빈약한 캐릭터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주피터 어센딩]의 약점입니다. 물론 독창적인 캐릭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3부작에 나누면 딱 좋을 이야기가 한 편에 담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가 너무 바쁘게 진행되고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하는 궁금증 역시 유발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진행이 되는 거야? 라고 제대로 따라가기는 하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건지에 대한 정확한 인과 관계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뭐 어떻게 보자면 결국 관객의 입장을 ‘주피터’와 동시에 두었기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관객들 역시 ‘주피터’와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즐기는 것이니 말이죠. 뭐 애초에 오락 영화에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조금 우스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완벽한 캐릭터들을 창조해서 왜 그런 식으로만 활용하는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 생깁니다. ‘배두나’ 역시 비중이 아주 적기는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 궁금한 역할을 소화하기에 더욱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고 그리 민폐만 끼치는 여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에 듭니다. 놀라운 세계관에 멍하니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주를 지배하는 여왕 ‘주피터’ 역은 사랑스러운 여배우 ‘밀라 쿠니스’가 맡았습니다. 사실 시트콤 [70년대 쇼]를 통해서 먼저 그녀를 만났던 지라 사실 아름답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한 배우였습니다. 그저 사랑스럽다는 생각만 했었던 그녀가 이렇게 강인한 느낌을 선사하니 뭔가 묘하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지더군요. 특히나 다른 판타지 영화들에 비해서 주체적인 느낌의 여성이라는 것이 더욱 멋있었습니다. 그저 누군가가 시켜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거죠. 기존에 판타지 영화를 보면서 화가 나셨던 분들이라면 그 화를 어느 정도 달랠 수 있는 역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한 순간 사랑에 빠지는 소녀적 사랑의 판타지를 고스란히 소유한 사람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지만 말이죠. 기존의 구원을 다루고 있는 영화들과는 다르게 유색인에 러시아계 여자 주인공이 히어로로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더군다나 ‘밀라 쿠니스’만이 가지고 있는 통통 튀는 매력 역시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하지만 그녀가 제대로 자신의 활약을 선보이기 전까지 다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확실히 아쉬운 느낌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여왕으로의 위엄을 표현하는 순간부터는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조금 더 강한 ‘벨라’와 같은 느낌을 주는 그녀는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채닝 테이텀’은 늑대와 인간의 유전자를 결합한 충실한 ‘케인’ 역을 맡았습니다. 워낙 훈훈한 외모를 가진 그인지라 어떤 역할을 맡아도 훌륭할 것이 당연합니다. 사실 이 역할은 아주 특별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분명히 [트와일라잇]에서 늑대인간으로 나왔던 ‘제이콥’하고 어느 정도 닿는 부분이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역할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다소 맹목적인 느낌. 뭐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이긴 하비다. 다만 다소 빛을 발하기에는 부족한 역할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한 편 안에서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내야 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 조금 더 세심한 이야기를 그려냈다면 이 역할 자체가 더 풍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줄거리 자체가 [미녀와 야수]와 같은 구도이기에 야수인 그가 적당히 멋지게 그려지는 것 같기는 한데 물론 그래도 아쉬움이 큰 편이기는 합니다. ‘채닝 테이텀’이라는 배우가 연기를 곧잘 하는 배우인데 왜 이 정도로만 소비하고 마는 걸까? 하는 아쉬움 역시 같이 묻어납니다.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해냈더라도 매력적이었을 텐데 말이죠.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채닝 테이텀’이기에 완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소 아쉬움이 묻어나기는 하지만 방대한 우주적 세계관에 아름다운 영상. 그리고 즐길 거리가 풍부한 영화라는 점에서 충분히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영화가 두 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관객이 시계를 보지 않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주피터 어센딩]은 그 미덕을 제대로 챙깁니다. 지나치게 어렵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던 지난 작품에 비해서 조금 더 대중적이고 친숙하게 다가온 느낌. 그래서 아쉽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지구라는 공간 자체를 한정하면서 동시에 더 넓게 세상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텐데 말이죠. 부디 흥행해서 같은 세계관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도대체 왜 배두나 일행은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 그리고 정수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누구인지. 새로운 세상의 이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니 말이죠. 영화를 보는 내내 놀라운 경험. 그리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 아쉬운 모든 점 마저도 영화의 아름다움 안에 덮이는 최고의 경험 [주피터 어센딩]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드넓은 밭에서의 전투
둘 – 모든 폭발 속. 격렬한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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