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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 최고의 콜라보

권정선재 2015. 4. 20. 01:42

[맛있는 영화]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 최고의 콜라보

 

Good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로맨스다! 로맨스!

평점 - ★★★☆ (7)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이하 그 남자’)[엘리노어 릭비: 그 여자](이하 그 여자’)가 함께 만들어진 영화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이하 그 남자 그 여자’)는 친절한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물론 한 번에 세 편의 영화를 모두 보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나 상영 문제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은 굉장히 아쉬운 일이지만요. 어느 순간 자살을 결심한 한 여자와 그녀를 바라보는 남편이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생각보다 그 감정이 강렬하게 터지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서로의 다른 점을 다루고 있는 만큼 감정의 부딪침이 꽤나 크게 나타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영화는 그저 잔잔하게 진행됩니다. 두 편의 영화를 하나로 만든 [그 남자 그 여자]는 양쪽의 입장을 최대한 균형 있게 표현하고자 노력합니다. [그 남자]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남성의 입장이 주로 담겨 있고, [그 여자]의 경우에는 여성의 입장이다 보니 양쪽이 정확히 닿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영화는 그런 부분은 가볍게 스킵하고 넘어가는 느낌입니다. 적당히 불친절하게, 관객들이 알아서 그 사이에 있는 퍼즐을 맞추게 만들거든요. 평범한 로맨스라고 하기에 [그 남자 그여자]는 진지하고 또 느립니다.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 (2015)

The Disappearance of Eleanor Rigby: Them 
8.2
감독
네드 벤슨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이자벨 위페르, 윌리엄 허트, 니나 아리안다
정보
드라마 | 미국 | 122 분 | 2015-04-09
글쓴이 평점  


아무래도 다소 묵직할 것 같은 분위기인 영화라서 정말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개인적으로 다소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그 남자 그 여자]만을 봐서는 제대로 이야기가 그려지지도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다 보고 나서야 아,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딱히 반전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두 주인공의 입장이 그다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영화라서 더욱 그랬습니다. 아무래도 양쪽의 입장을 모두 다 담다 보니 그 이야기 보다는 상황이 주로 그려져서 그런 것 같은데 오히려 그 분위기가 참 묘하게 다가옵니다. 많은 것을 숨긴 채로 관객에게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전반적으로 어둡고, 관객들이 모른 척 해주기를 바라는 영화치고는 나름 사랑스러운 구석도 있기는 하지만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 역시 [그 남자 그 여자]가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사실 우리들 모두 다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다만 영화에서는 모든 사람이 다 완벽하게 묘사가 되지만 영화는 그냥 있는 그대로 묘사합니다. 매력적이지 않은 남성이라면 그냥 찌질하게, 또 히스테릭한 여성도 있는 그대로. 영화는 그렇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표현하고자 합니다.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모두 다 들려주면서 말이죠.

    

결국 상처를 입은 두 사람이 서로를 치유하기 위해서 다시 다가가기까지의 이야기인데, 영화는 이것을 그리 단순하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 대해서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아무리 잘 알고 있는 사이라도 마찬가지죠. 내가 지금 하는 행동으로 인해서 상대가 어떤 느낌을 받을지도 잘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의 두 주인공이 서서히 서로에게 다가설 수 있는 이유는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있고 서로 닿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비록 느리고, 상대방에 대한 원망이나 그 사람을 용서하고 싶지 않아. 이런 마음이 더욱 크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반대로 상대방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다 알고 있으니까요. 두 주인공은 오직 서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 서로라는 것을 알면서 서로의 자존심을 굽히고 천천히 서로에게 기댑니다. 보통 로맨스 영화들의 경우 뜨거운 순간 그 자체를 다루고 있는 것과 다르게 [그 남자 그 여자]는 한 번 식은 사랑을 다루는 만큼 더욱 현실적입니다. 부부였던 만큼 단순히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큰 가족 역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하고요. 불친절하고 어두운 영화이지만 배우들의 연기 덕에 꽤나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봄날 잔잔한 영화가 생각나신다면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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