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엘리노어 릭비 – 그 여자, 더 섬세하게
Good – 섬세한 감정이 좋은 사람
Bad – 감정 소모는 힘들어
평점 - ★★★★ (8점)
[엘리노어 릭비 – 그 남자 그 여자] (이하 ‘그 남자 그 여자’)에서 ‘엘리노어 릭비’의 입장을 담고 있는 [엘리노어 릭비 – 그 여자] (이하 ‘그 여자’)는 그런 만큼 더욱 섬세합니다. 사실 [그 남자 그 여자]를 보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바로 ‘릭비’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입니다. 그녀는 감정의 묘사에 섬세하게 다가서기는 하지만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묘사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할 용기가 없기에, 아이를 잃은 엄마라면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무책임할 정도로 그녀는 그 상황을 피하고 맙니다. 아이를 잃는 아픔에서 ‘코너’의 잘못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를 피하는 것으로 그 모든 아픔에서 달아나고자 하는 거죠. 사실 이는 당연한 일일 겁니다. 아이를 지키지 못했기에, 남편을 보면 아이의 얼굴이 고스란히 떠오를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죠. 그 서글픔이 고스란히 묻어나기에 ‘릭비’의 행동에 대해서 뭐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피하고 도망이라도 치고 싶어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죠. [그 여자]는 그런 여자의 감정을 조금은 더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맡은 ‘릭비’는 강인한 것 같으면서 정작 너무나도 여리고 혼자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그 상황에서 달아나게 되는 거죠. 아무래도 여성의 입장에서 쓰인 글인 만큼 [엘리노어 릭비 – 그 남자] (이하 ‘그 남자’)에 비해서 조금 더 섬세하고 감정에 중심이 된 느낌입니다. [그 남자] 같은 경우 과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반면 [그 여자] 같은 경우에는 두 사람의 과거 역시 두 사람의 오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것 중 하나거든요. [그 남자]와는 다소 다른 부분도 많기에, [그 남자]를 보신 분이 보더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날 연달아 관람을 했는데, 정말로 남자랑 여자랑 생각하는 게 다르구나. 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거든요. 같은 생각 안에서도 서로 다르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남성과 여성이라는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그리고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각자에게 더 유리하게, 자신의 마음에 더 부담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결정 내릴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런 기억이 더욱 슬프고 마음으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감성적이고 더욱 설레거든요. 그런 만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 마음으로 다가오고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거든요.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지, 한 사람이 아픔을 치유하는 방식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 여자]는 조금 더 가족에게,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쪽으로 비중이 맞춰진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여자라서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조금 더 감성적이고 상황에 치우치기 보다는 개인에게 쏠리기는 하지마 오히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매력적인 이야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 남자 그 여자]나 [그 남자]에 비해서 조금 더 선명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요. 다른 두 편의 영화의 경우에는 결말도 살짝 애매한 편이고 그들이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 역시 선명하게 그리지 않거든요. 하지만 [그 여자]는 다른 두 편의 영화에 비해서 조금 더 확실한, 분명한 완결성을 가지닌 느낌입니다. 조금 강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감정 묘사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사랑하기에 모든 것을 잃고 난 이후에 감히 그것도 마주할 수 없는, 마주할 용기도 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 테니 말이죠. [그 남자]에 비해서는 조금 더 로맨스, 조금 짙은 로맨스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가 [그 여자]이니 만일 [그 남자]와 [그 여자] 중에서 한 편을 골라야 한다면, 데이트 영화라면 [그 여자]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섬세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영화 [엘리노어 릭비 – 그 여자]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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