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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별 하나에 시

권정선재 2015. 5. 13. 07:00

[행복한 책방] 별 하나에 시

 

윤동주 문학관에서 만날 수 있는 [별 하나에 시]는 특별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만큼 아름답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시인이고 한국인이 참 좋아하는 시인이잖아요. 그래서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오히려 그게 더욱 특별합니다. 요즘 학생들이 시를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문학 시간에 시를 배우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를 정말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석을 해야 하고, 이게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해석하는 것이 우선이거든요. 시를 마음으로 읽기 보다는 머리로 시를 바라보고 뜯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렇기에 [별 하나에 시]에 모두 실린 윤동주 시인의 시를 만나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시인의 시가 이런 의미구나. 이런 맛이 있구나 알 수 있거든요.

 







더불어 윤동주시인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진 것 역시 [별 하나에 시]의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시라는 것이 아무래도 다른 작품에 비해서 지은이의 마음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장르잖아요. 그런 만큼 윤동주시인에 대해서 알고 시를 읽게 된다면 더욱 새로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결국 시라는 것은 아주 짧은 글을 통해서 우리가 시인에 대해서 알아가야 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생에가 곁들여져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아름다운 시를 쓴 사람이 얼마나 힘든 생을 겪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그의 마지막이 얼마나 서럽고 서글펐는지를 읽다 보면, 그가 써내려간 시가 몇 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문장에 그치는 것이 아닌, 완벽한 의미를 지닌 한 사람의 유언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시라는 것이 주는 의미는 그저 활자 그대로 그것을 받아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는 시를 읽을 때 소설이나 다른 것과는 다른 마음으로만 읽게 됩니다. 시 뒤에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고 생각을 하고 읽게 되는데요. 그렇기에 사실 시를 읽는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저 별이라는 것이 눈 앞에 적혀 있는데 사실은 그것이 어떤 이상을 그리는 것이고, 그 사람의 온갖 고난에 대해서 조금은 숨기는 방식으로 그려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 의미를 고스란히 시가 주는 의미도 알 수 있고 시를 읽는 재미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시집은 바로 그러한 매력을 가장 잘 살린 시고요. 조금 느린 것 같고, 그다지 쉽지 않은 것 같은 글들은 그 자체의 맛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옵니다.

 

특별한 장소에서 파는 시집이니 만큼 그 장소에서 읽는 것 역시 시를 더욱 아름답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윤동주 문학관 위에는 작은 카페도 있는데요. 산자락이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 여기에 맛 좋은 차까지 어우러지면 시를 읽는 재미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윤동주 문학관을 한 바퀴 돌고 그의 생애에 대해서 생각하고 난다면 시를 마음에 받아들이기도 더욱 쉽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리 긴 삶을 살아간 사람은 아니지만, 가장 암울한 시대의 끝자락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마지막까지 붙들며, 정작 자신은 제대로 빛이 날 수 있는 기회를 찾지 못했지만 자신의 시는 세상에 마지막까지 빛을 낸 사람. 윤동주라는 사람 그 자체와 시가 궁금하다면, [별 하나에 시]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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