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스포) 비밀, 연기 천재 손호준은 어디로?
기본적으로 ‘손호준’이라는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 그다지 큰 의심은 품지 않았는데, 이는 그 동안 그가 보였던 연기들에 기초한 거였다. [응답하라 1997]의 ‘해태’라는 캐릭터를 맡으며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린 그는 kbs 월화드라마나 그 이전의 작품이었던 [바람] 등에서 사실 어설프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비밀]은 달랐다. ‘손호준’은 왜 이리 연기를 못 하는 건가?
사실 그 동안 ‘손호준’이 연기를 잘 한다는 평을 들었던 작품들은 사투리를 주로 쓰는 역할들이었지, 표준어를 구사하는 역할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 꽃미남이라는 말을 듣는 순박한 형은 사투리를 쓸 때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타입, 그러니까 표준어 연기를 하면 어색하기 짝이 없는 그런 형이었던 것이다. 적대적인 감정을 김유정에게 생각보다 드러내지 못하는 거다.
애초에 영화 [비밀]은 ‘손호준’이라는 배우에게 너무 버거운 역할이었다. 아니 사랑하는 여자가 살해당한 이후, 살인자의 딸을 가르치게 된 선생 역할을 아무나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나? 하지만 기본적으로 ‘손호준’이라는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기에 가진 기대가 있었다. 그래도 ‘손호준’이니까 기본은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생각을 그는 완벽하게 무시한다.
사실 ‘손호준’의 불안불안한 연기는 [쓰리 썸머 나잇]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나기는 했었다. 그는 생각보다 잘 망가지지 못하는 배우였다. 바르게 생기고, 착한 이미지이기는 했지만 극장에서 만났던 그는 생각보다 못 망가지는 배우였다. 기본적으로 잘 생긴 배우라서 못 망가진다고? ‘김동욱’도 그 영화에서 충분히 망가졌는 걸. 가게 주인과 정사 역시 너무 착하게만 그려졌다.
아무튼 ‘손호준’은 이번 [비밀]이라는 작품을 제대로 살렸어야 했는데 이걸 살리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무조건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역할을 맡았고 이 매력을 살렸어야 하는 건데. 이 순박한 형은 그러지 못했다. 그러니까 ‘김유정’이 ‘성동일’에게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순간 그것을 못 하고, 그녀의 자살을 막다가 자신이 죽지. 그러니까 다음에는 사투리 연기라도 했으면 한다. ‘손호준’은 잘 생겼으니까. 그리고 이 형 연기 꽤나 하니까.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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