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파이어 맨

권정선재 2015. 12. 17. 23:17

[신나는 공연] 파이어 맨

 

[파이어 맨] 공연을 초대 받아 관람한 후 쓰는 리뷰입니다.​

 

소방관을 소재로 하고 있는 공연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끌린 [파이어맨]은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독특한 공연이기에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대사를 최소화한 공연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소방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소방관의 이야기라는 것이 그저 말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죠. 사실 [파이어 맨]은 단순히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기는 합니다. 그냥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공연이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보고 나면 대사도 그리 적지 않습니다. 그냥 대화로만 일어지는 극이 아니라 몸으로 대화를 하는 공연이라서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파이어 맨]은 정말 계속 움직이는 공연이었습니다. 배우 분들의 몸이 아주 좋으시던데 일부러 저렇게 만드신 건가? 라고 생각을 하다가 공연 내용을 보고 나니 꼭 일부러 만들지 않으셔도 저런 몸이 만들어질 것 같더라고요. 75분이라는 시간 동안 종횡무진 무대와 객석을 움직이고 뛰어내리는 배우 분들을 보니 정말로 엄청난 공연을 선보이시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이어 맨]은 나름 공연을 많이 본 저도 색다른 공연이었습니다. 관객도 민망할 필요 없이 같이 박수를 치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소방관이 되기 위해 응시한 여섯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파이어 맨]은 정말 쉴 새 없이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하며 몰아치는 공연입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아이들도 집중할 수 있는 공연이라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조용히 있으면 더 신기한 공연이었습니다. 배우 분들이 무대에서 계속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시니까 박수를 쳐야 하고, 또 객석으로 와서 여러 호응을 유도하거든요. 스토리가 있는 공연처럼 이야기를 보고 매력을 느끼는 방식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 역시 흥미로운 방식이었습니다. 다른 공연들에서 무대라는 공간이 있지만 모든 공간을 마치 무대처럼 활용하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는 공연이었거든요. 게다가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보통 대학로의 공연들 역시 관객들과 함께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일부의 관객이 무대에 올라가는 방식을 주로 하는 것과 다르게, [파이어 맨]은 관객석 자체를 하나의 무대처럼 활용하는 방식을 활용하기에 더욱 매력적이었습니다. 박수를 유도하기도 하고, 같이 재미있는 활동도 하도록 유도하고 말이죠. 물론 무대 위로 관객을 모시기도 합니다. 최대한 공영 시간 동안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하려는 느낌입니다. 누구랑 보더라도 즐거울 수 있는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조금 더 소방관이라는 소재랑 어울리는 내용을 보여줄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그리고 스토리 상 조금 더 깊은 이야기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치 상상처럼 그냥 넘긴 부분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스토리보다 퍼포먼스로 관객의 관심을 끄는 공연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스토리에서도 괜찮은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것만으로도 그 어떤 공연보다도 행복했습니다. 특히나 나와서도 배우 분들이 사진까지 찍어주셔서 더 좋더군요. 뭔가 가족이 즐기기에 참 좋은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너무 어린 관객은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마 양해를 구하면 아주 어린 아이도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기는 한데 확실히 공연에 방해가 되더군요. 초등학교만 입학해도 아이들이 이해하고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좌석 자체도 대학로의 공연장보다 편한 것은 분명히 장점이었습니다. 가끔 지루한 공연들 같은 경우에는 중간에 시간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엄청나게 만드는데 이 공연은 그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정말 언제 공연이 다 끝이 난 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연이 그냥 끝이 나버리더군요. 가족이 즐겁게 볼 공연이 궁금하신 분 [파이어맨]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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