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맛있는 영화] 수상한 흥신소

권정선재 2016. 1. 16. 18:51

[맛있는 영화] 수상한 흥신소

 

대학로에서 오랜 시간 공연되고 3편까지 나온 공연이라면 그 이유에 대해서 묻는 것이 우스울 겁니다. [수상한 흥신소]는 이미 대학로에서 검증받은 공여니 만큼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사실 시간이 맞는 공연을 본 거라서 자세한 내용은 보지 못하고 갔었습니다. 그냥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는 것만 알고 갔었는데요. 이렇게 흥미로운 공연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몰라서 놀랐습니다. 귀신을 보는 남자가 두 귀신과 벌이는 에피소드 형식의 극인데, 에피소드 형식을 취하고 있는 만큼, 연극은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느낌으로 진행됩니다. 일부 대학로의 코미디 극처럼 무조건 소리를 지르며 관객들에게 함부로 말하는 방식이 아닌 것 역시 [수상한 흥신소]가 매력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보통 대학로에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경우, 약간 무례한 방식을 취하면서 웃음을 유도하곤 하는데요. [수상한 흥신소]는 스토리에 집중하면서 극에 감동을 선사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기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보통 연극이 중간에 루즈한 부분도 생기게 마련인데, [수상한 흥신소]는 그렇게 루즈한 부분도 없이 계속해서 달리며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특히나 너무 많은 스토리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고 큰 줄거리에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덧붙인 방식이 좋았습니다. 서브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지나가면서, 극의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수상한 흥신소]는 그런 방식을 취하지 않습니다. 사실 흥신소까지 차려가면서 귀신들의 사연을 들어준다고 했을 때 그쪽에 조금 에피소드의 비중을 주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마치 오시션 프로그램이라도 보는 것처럼 귀신의 소원을 이뤄주는데 이게 유치하고 즐겁습니다. 게다가 굉장히 속도감이 넘치면서 관객과 같이 대화를 합니다. 보통 대학로 공연들 같은 경우에도 관객과 같이 호흡하가는 하는데, 이렇게 배우들까지 즐겁게 웃으면서 하는 정극은 잘 없기에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음껏 웃으라고 만든 연극. 울리다가도 웃기는 공연이라서 더 행복했습니다. 보통 대학로의 공연이 부모님이나 조금 어색한 사람들하고 보기에는 민망한 경우도 있잖아요. 하지만 [수상한 흥신소]는 그렇게 민망한 부분이 없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게다가 달달한 것도 살짝 추가하니 더욱 행복함을 선사하는 공연입니다. 이야기는 그리 급하지도 않고 그리 느리지도 않은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이 느낌이 좋습니다. 보면서 기분 좋아지는 연극입니다.

 

다만 공연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아주 협소하고 하나라는 점, 그리고 쉽게 무대를 눈에 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최대한 무대를 활용하며 관객과 소통하려고 하기에 이런 것 같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 단 역시 다소 높은 편이라 맨앞에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이 주요하게 극을 펼치는 부분이 무대의 양 끝에 존재하는 만큼 뒷줄에서는 또 앞좌석 사람에 가려지는 일도 있지 않을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길 정도로 공연은 기분 좋았습니다. 행복하고 따스한 공연. 그리고 배우들이 크게 오버하지 않는 공연이라서 더 좋았습니다. 게다가 최대한 무대를 다양하게 쓰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일부 소극장 연극 같은 경우에는 무대를 살짝 좁게 쓰는 경향이 있는데 최대한 넓게 쓰더라고요. 이게 뒤에서 보면 조금 더 재미있게 보일 것 같습니다. 물론 맨앞에 앉아도 좋지만 그럴 경우 양 사이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한 눈에 보기 다시 아쉽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무대를 넓게 쓰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지 않나요? 대학로에 부모님과 같이 연극을 볼 수 있는 공연이 그리 많지 않은데 [수상한 흥신소]는 누구랑 봐도 좋은 공연이기에 간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보기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연극 [수상한 흥신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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