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옥탑방 고양이

권정선재 2016. 1. 16. 15:40

[신나는 공연] 옥탑방 고양이

 

이전에 봤던 공연을 다시 본 것인데 [옥탑방 고양이]는 조금 더 여성 관객을 위한 가벼운 연극으로 변했습니다. 애초에 동명의 드라마나 소설과는 큰 연관이 없는 작품인데, 대학로만을 위해서 완벽하게 새로운 작품이 되었다는 것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미 봤었던 공연이라서 크게 색다른 것은 없었지만 조금 뒤편에 봐서 한 번에 무대를 살필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이야기하려고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냥 달콤하기만 해도 되는 로맨틱 코미디에 현실을 넣으려고 한 것이 살짝 극의 분위기를 흩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것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알겠지만 다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차라리 그냥 동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애매하게 삼각 관계를 만들려고 한 것 역시 극을 흐트러지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아마 오해 이후에 두 주인공이 더 서로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한 소재로 이것을 활용한 것 같기는 한데 조금 어긋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집중했더라면 더 사랑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연히 한 집에 동거하면서 벌어지는 남녀의 아슬아슬한 감정 변화를 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은근히 설레기도 하는 공연입니다. 특히나 하나의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적당히 웃음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이중계약으로 인해서 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 다소 어색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성별의 두 사람이 벌이는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 웃음을 줍니다. 여기에 동성애자 캐릭터나 두 마리 고양이가 벌이는 색다른 이야기 역시 극을 조금 더 활발하게 만다는 것으로 작용합니다. 아무래도 옥탑방 고양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고양이에 대해서 사랑스럽게 묘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지 모르겠습니다. 3년 전 같은 연극을 보고 두 고양이에 대해서 사회적인 부분까지 그려내고 있다고 말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고 두 주인공의 속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이 공연의 내용이 살짝 바뀌어서 두 고양이의 행동이 차이를 보인다거나, 혹은 제가 공연을 보는 마음이 달라져서 그런 것이겠죠. 살짝 서브 스토리와 동시에 극을 진행하면서 극이 지루한 것을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한 것이 보입니다. 후반부까지 연극을 꽉 짜게 표현하려고 한 것이 보입니다.

 

다만 동성애에 대해서 지나치게 우습게 표현한 모습, 데모에 대해서 말하는 방식 등은 조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소재 모두 다룬 것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대해서 반드시 다뤄야 하는 소재들이니까요. 다만 여주인공의 친구로 나오는 동성애자 캐릭터가 지나치게 여성적으로 표현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성추행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점 등은 다소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학로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공연이라고 말하는 상황에서 이런 부정적인 인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담아 놓고 있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그릇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물론 이런 식으로라도 반영하지 않으려고 하는 극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고 말이라도 하려고 한다는 것은 좋지만 조금 더 긍정적인 부분으로 바뀌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살짝 시간을 확인하고 싶어진다는 점. 그리고 소극장 중에서도 초기 소극장의 형식을 띄고 있기에 앞부분에 앉지 않으면 무대를 제대로 관람할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또한 우리가 무대를 봤을 때 오른쪽. 입구에 가까운 쪽이 아니면 무대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학로 연극을 자주 보시지 않는 분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 [옥탑방 고양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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