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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킬 오더

권정선재 2016. 6. 11. 15:13

[행복한 책방] 킬 오더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시작이 되는 [킬 오더][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이 신기한 이유는 [메이즈 러너]의 전이 아니라는 거죠. 소설이 인기를 얻으면서 나오게 된 프리퀄인데. 보통 영화에서 이런 방식을 자주 사용하기는 하지만 소설에 있어서는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신기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다지 친절한 소설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소설을 이해하는데 딱히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가 흥미로운 이유는 도대체 왜 거기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여유롭게 버티는 소년들이 있기에 그런 거잖아요. 그렇기에 사실 [킬 오더]는 그다지 필요한 소설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게다가 [킬 오더][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주인공과도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있기 보다는 그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서 더욱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어지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 편의 독립된 이야기로 보는 것이 나은데요. 기본적으로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흥미롭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읽고 싶은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아서 별로였거든요. 독자의 입장에서 보고 싶은 이야기는 조금 더 주인공들하고 관련이 되어 있는, 그들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었는데 말이죠. 게다가 수많은 조연들도 그다지 보이지 않기에 더욱 아쉬운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나 [킬 오더]가 특별한 이유는 소설의 세계관을 더욱 더 분명하게 굳혔다는 겁니다.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그 세계관이 이어지지 않아서 아쉬운 작품들이 많잖아요. 작가들이 하나의 소설을 만들면서 하나의 세계를 제대로 구축하는데 그것이 대충 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지 않고 제대로 세계관을 단단히 만드는 느낌입니다. 물론 여기에 담겨 있는 이야기가 너무 무겁다는 것은 아쉽습니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읽으면서도 아쉬웠던 것인데 전반적으로 소설이 분위기가 시리즈 마다 너무 달라진다는 거죠.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두운 미래를 현실감 있게 그려놓았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그 미래에 대해서 어두운 부분을 더욱 조명하면서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거든요.

 

또한 [메이즈 러너] 시리즈만이 갖고 있는 장점인 과학과 미래의 어울림 역시 좋은 편입니다. 그다지 친절한 소설은 아니지만 그 불친절함 안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또 로맨스로 모든 것을 할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좋습니다. 그저 이 낯선 분위기를 그려내고 보여주면서 거기에서 독자들이 무언가를 찾아내게 하는. 과연 [메이즈 러너]의 시작이 어떻게 된 것인지 보여주거든요. 다만 조금 더 친절한 소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지면 정말로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들이 해소가 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킬 오더]는 그 아쉬움을 달래기 보다는 조금 작가의 마음대로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데 조금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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