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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마이 빅 나이트, 미친 코미디의 향연

권정선재 2016. 7. 29. 13:48

[맛있는 영화] 마이 빅 나이트, 미친 코미디의 향연

 

Good 미친 코미디 영화를 즐기는 사람

Bad 제대로 된 스토리가 있어야지

평점 - ★★★★ (8)

 

부천 영화제에서 제대로 건진 [마이 빅 나이트]는 쉴 새 없이 사건이 터지며 수습은 되지 않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유럽의 경제 문제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고, 노동의 환경 같은 것 역시 억지로 꾸미거나 하지 않은 채 날 것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보여주는 태도는 유머를 잃지 않기에 킬킬 거리면서 볼 수 있는 영화였는데요. 영화는 새해 전야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쉴 새 없는 소동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뭐 하나 이어지는 일 없이, 그리고 기이한 인물들만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쉴 새 없이 터지는 코미디가 그리 불편하다거나 낯설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스토리 하나 없어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마냥 즐길 수만 있는 영화였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서도 각자의 이야기들이 진행이 되는 것이 너무 유쾌합니다. 상세하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진행이 되는 그 이야기들. 마치 콩트를 보는 것처럼 투닥거리는 인물들 간의 관계는 즐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안에 담겨 있는 심각한 이야기도 전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고 유쾌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결론을 바라는 것 없이 계속 해서 새로운 사건들을 터뜨립니다.



 

 

  

            

 

[마이 빅 나이트]가 마지막까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는 수많은 사건들이 터지지만 어떤 사건도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입니다. 다양한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사건들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영화가 마지막까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면서 점점 더 이야기의 판이 커집니다.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마무리를 하면서도 거기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터뜨리기도 하고요. 이 같은 복잡한 관계는 어느 한 부분에서도 막히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느 한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일 겁니다. 이야기는 한 가지 이야기에 푹 빠져서 진행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곧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이야기들은 영화를 더욱 유쾌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노래들은 영화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스페인의 음악이 나오고 거기에서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그 노래와 분위기 덕에 우리는 그들을 전혀 낯설지 않게 느끼면서 함께 푹 빠지게 되거든요. 그리고 중간중간 관객이 예상하는 부분을 완벽하게 비트는 것도 존재하고요.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로 진행이 되는 것도 즐겁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고정된 관념 같은 것이 담겨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금발은 멍청하고, 가슴 큰 여자들도 별로 똑똑한 편이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이야기의 중요한 인물들이 모두 남성이라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여성 중에서 비중이 있는 역할이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는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쉴 새 없이 사건이 터지는 그곳에서도 여성들은 가슴을 드러내며 아름답기만을 강요를 받아야 하고, 남성은 뚱뚱한 경우에도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좀 불편한 설정이었습니다. 그래도 억지로 이야기를 꼬지 않고 그 정신 없는 상황을 우직하게 밀고 나간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은 뭐 하나 제대로 해결이 되는 것은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유쾌한 일들이니 말이죠. 이 미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도대체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게 됩니다. GV가 아닌 경우에 대다수의 박수가 나오기는 어려운 편인데 [마이 빅 나이트]는 꽤나 많은 관객들이 박수를 칠 정도로 유쾌하고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제정신이 하나 없는 것 같은 인물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일들을 계속해서 벌이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 [마이 빅 나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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