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몽상가, 꿈과 현실 사이
Good – 몽환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딱 떨어지는 영화를 찾는 사람
평점 - ★★★ (6점)
[몽상가]는 우연히 살인을 하게 된 소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불친절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가 잡힐 것 같기는 한데 자꾸만 멀어져 가는 어떤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 같거든요. 분명히 예쁜 영화이고 매력적으로 그것을 풀어내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중간에 다시 한 번 스토리를 짚어 주는 것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루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이야기는 앞을 향해서 꾸준히 나아가지만 뭐 하나 제대로 설명이 되는 것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합니다. 여기에서 몽상 같은 꿈이 펼쳐지게 되니 더욱 난해하게 느껴지게 되고요. 꿈과 현실, 그 어디에서 영화가 존재하는 것 같지만 영화는 단 한 번도 이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을 하고자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후반부에 뭔가 명확히 잡히는 지점까지는 너무 불편하게 봐야 하는 영화였습니다. 게다가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만큼 이것을 제대로 따라가지 않고 한 순간이라도 놓치게 되면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도대체 주인공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죠. 뭔가 붕 떠있는 느낌의 이야기였는데 불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화가 매우 불친절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지켜보게 하는 힘은 여기에 담겨 있는 그 몽환적인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년의 꿈. 그리고 소년이 어떤 것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는 그 방향 같은 것이 괜찮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물론 이 부분이 괜찮게 생각이 되더라도 이상할 정도로 낯선 느낌은 분명히 묘했습니다. 분명히 A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영화는 정작 그 어디에서도 A라는 부분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야기는 분명히 앞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데 그렇게 앞을 향해서 나아갈수록 오히려 영화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붕 떠있는 어떤 느낌. 이 묘한 느낌이 굉장히 이질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은 암울한 청년들의 모습에 대해서 억지로 꾸미거나 하지 않은 채로 보여주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억지로 뭔가 화려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말이죠. 가장 낮은 곳의 아이들. 그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로 흔들리기만 하는 청춘에 대해서 억지로 화려하게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지 않고 최대한 덤덤한 시선으로 그 아픔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말하는 느낌입니다. 누구 하나 반짝이는 청춘이 없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적당히 우울하고 음울한 느낌을 주는 영화인데, 이 묘한 느낌이 영화와 잘 어울립니다. 현실이 워낙 우울하고 그 무엇도 선택할 수 없기에 이렇게 꿈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 누구도 쉽게 행복해질 수 없는. 그래서 그 우울의 끝으로 다가가면서 파멸인 것을 알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꿈을 꾸는 그런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를 궁금하게 만드는 시작인데, 결말로 향하게 되면 그것을 다소 낯설게 그려내서 뭔가 묘했습니다. 특히나 결말은 친절하지 않고 툭 끊어지는 느낌이었는데, 오히려 그 툭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몽상가]의 매력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약간 붕 떠있는 것을 중간에 설명해주지 않은 것은 너무 아쉬웠지만 그 결말이 이런 방식이었던 것은 마음에 들었거든요. 분명히 친절한 영화는 아니지만 이 분명히 친절하지 않은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해야 할까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도 쉽게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거. 그래서 모두가 우울하다는 거. 그리고 그 안에 아픔이 담겨 있다는 것. 누구나 꿈을 꾸고 행복해지고 싶지만 행복해질 수 없는 이야기. 어두운 세상과 흔들리는 청춘, 그리고 그 안에서 꿈을 꾸는 이야기 [몽상가]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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